점점 커지는 노동조합의 요구
과도한 성과급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이제는 30% 내놓으라는 현대차 노조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호실적을 명분으로 앞다퉈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조가 ‘순이익의 30%’를 조건으로 내걸며 춘투(春鬪)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재계 전반으로 ‘성과급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는 모양새지만, 주주환원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해 역차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서는 널뛰는 글로벌 업황과 기업의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가 다소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회사 이익의 상당 부분을 임직원이 나눠 가지게 될 경우, 배당금을 기대하는 일반 주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이 뇌관으로 지목된다.
현대차 노조가 최근 확정한 임금 협상안에는 금속노조의 기본 지침인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을 비롯해,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등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도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춘 65세 연장, 노동시간 단축, 완전 월급제, 상여금 인상(750%→800%) 등의 조건들이 포함됐다.
눈에 띄는 점은 성과급의 범위를 하청 및 협력업체 직원들에게까지 동일하게 적용하라고 요구한 대목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거둔 10조 3,648억 원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30%를 단순 적용하면, 사측이 풀어야 할 성과급 보따리만 무려 3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기류는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떼어달라며 상한선 철폐를 주장 중이다. 올해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약 30조~40조 원대)을 고려하면 수조 원 단위의 막대한 현금이 성과급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조 역시 지난해 임단협을 통해 기존 ‘기본급 1,000%’로 묶여있던 성과급 상한선을 부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 20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최소 2조 원가량이 직원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노동계는 “회사가 돈을 잘 벌었으니 즉시 정당한 몫을 나눠달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재계 전문가들은 호황기 때 한껏 높여놓은 성과급 기준은 불황이 닥쳤을 때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이 문제는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들의 거센 항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조 1,000억 원의 현금을 배당한 삼성전자나 밸류업 프로그램에 앞장서는 현대차 모두,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보다 노조의 요구 규모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인도에서도 먹히는 한국산
연평균 8% 안팎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도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입지가 굳건해지고 있다. 기존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반면, 인도 중산층의 눈높이가 ‘프리미엄’으로 이동하면서 K-소비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인도 5억 중산층 공략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도의 전체 소비재 수입 규모는 2018년 586억 달러 수준에서 올해 856억 달러까지 껑충 뛰었다. 특히 최종 소비재 수입액은 197억 달러에서 313억 달러로 늘어나며 매년 8%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인도 중산층의 팽창과 맞물려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20년 4억 3,000만 명이던 인도 중산층은 오는 2030년 7억 2,0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소비재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7.1%에서 18.5%로 뚝 떨어졌다.
무역협회는 한국과 인도의 시장 경쟁력을 비교 분석해 23개의 맞춤형 수출 유망 품목을 도출했다. 세계 무대와 인도 내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는 핵심 주력 품목에는 라면과 기초화장품, 선크림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경쟁력은 다소 낮아도 인도 내 수요가 탄탄한 시장개척 유망 품목으로는 쌀가루와 인스턴트커피가, 반대로 인지도는 낮지만 상품성이 뛰어난 수출 확대 유망 품목으로는 냉동 어류와 김이 선정됐다.
K-소비재를 대하는 현지 반응도 고무적이다. 뭄바이나 델리 등 주요 대도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품목별 인지도는 최고 89.9%를 기록했고, 실제 제품을 써본 소비자의 만족도 역시 90%를 상회했다. 한류를 접해본 현지인일수록 한국 제품에 지갑을 열 의향이 14~21%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 번 구매한 소비자를 충성 고객으로 묶어두는 전환율은 20~40%대에 그쳤다. 첫 구매는 한류(38.2%)나 광고(47.3%)가 주도했지만, 결국 꾸준한 소비를 이끌어내는 핵심은 제품 만족도와 쉬운 구매 접근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준명 수석연구원은 “2027년 한-인도 FTA 발효 시점과 중국의 부진을 고려하면 지금이 진출 골든타임”이라며 “이제는 단순히 유명한 K-브랜드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브랜드’로 유통망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웰푸드가 ‘원 인디아(One India)’ 전략을 기반으로 인도서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현지 생산과 제품 현지화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6% 늘어난 1조 2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44.2%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 매출이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가운데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성장세의 중심에는 인도 지역이 자리한다.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글로벌 사업 매출은 1조 2,0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 성장했다. 인도 지역 매출은 같은 기간 12.8% 증가한 3,268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글로벌 매출의 27.1%를 차지했다. 롯데웰푸드 해외 사업의 4분의 1 이상이 인도에서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인도 지역은 올해 1분기에도 건과와 빙과 모두 두 자릿수대 매출 성장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법인의 합병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원 인디아 전략의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7월 건과법인인 롯데 인디아가 빙과법인 하브모어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양사의 합병을 완료했다. 인도 전역을 아우르는 통합 거점을 운영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현지 설비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2월 푸네에서 약 700억 원을 투입한 빙과 신공장을 가동했다. 돼지바(현지명 크런치바)·죠스바·수박바 등 현지 수요가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7월부터는 하리아나 공장에 330억 원을 들여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특성에 맞춘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한 전략도 주효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힌두교·이슬람 문화를 고려해 제품인 돼지바를 크런치바로 다시 구현했고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채식주의자가 많다는 인도 지역의 특성에 맞춰 마시멜로의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초코파이도 현지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공장 가동과 생산라인 확대 효과가 점차 실적에 반영되면서 인도 지역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취임한 서정호 대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서 대표는 롯데그룹 내에서 재무·전략 분야를 두루 거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서 대표는 지난해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부사장)으로 부임해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올해 인도를 중심으로 초코파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신공장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푸네 공장 생산 라인을 2028년까지 16개로 늘려 주력 빙과 제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롯데 인디아의 매출을 2032년까지 1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까지 더해지면 실적 개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원재료에 해당하는 카카오 가격 하락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는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더욱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논알코올 맥주의 반란…전국 5.5만 곳 입점
오비맥주가 논알코올 제품을 전국 일반음식점으로 확산시키며 외식 시장에서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 카스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논알코올 맥주가 가정과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에서 외식 채널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한식당, 고깃집, 주점 등 전국 일반음식점 약 5만 5,000곳에서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 논알코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입점 업체 수는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이 같은 확대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의 논알코올 맥주 납품이 허용된 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는 음식점 점주가 대형마트 등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해야 했지만, 법 개정 이후 도매상을 통한 일괄 납품이 가능해지며 공급 구조가 안정됐다.
오비맥주는 제도 변경 시점에 맞춰 병 제품을 일반음식점에 선보였다. 캔 중심의 가정용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 맥주와 동일한 병 포맷을 적용해 외식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논알코올 제품 판매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2월 가정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논알코올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 늘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22%)을 웃도는 수준이다. 맥주 시장에서 축적된 브랜드 신뢰도가 논알코올 제품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군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알코올·당·칼로리·글루텐을 모두 제거한 ‘카스 올제로’는 지난해 8월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된 이후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처를 넓혔다.
업계는 오비맥주의 행보를 가정 채널 중심이던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을 외식 채널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전국 주류 유통망을 활용해 일반음식점 입점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노출과 접점을 동시에 키우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94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비맥주는 구축된 유통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논알코올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법 개정 이후 식당에서 논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며 입점 수와 판매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 흐름에 맞춰 제품과 채널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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