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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법 밖에서 벌어들인 이익, 끝내 시장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16 15:34:20
  • 수정 시간 : 2026-04-16 15: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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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자유다. 그러나 자유에는 언제나 책임이 함께 움직인다. 시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는 법과 제도, 그리고 최소한의 윤리를 짊어져야 한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기업들은 지자체나 공정위에 필요한 등록을 하고, 관계 법령에 따라 신고와 허가를 갖추며,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과 같은 최소한의 소비자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다. 시장에 발을 들이는 자가 마땅히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다시 말해, 사업을 한다는 것은 돈을 벌겠다는 선언 이전에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합법적으로 제도권 안에서 영업하는 업체들은 결코 ‘순진한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사업의 본질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법을 지키고, 소비자를 보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감당할 장치를 갖추는 일은 비용이 들고 번거롭다.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제도를 갖추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판을 벌이는 사람과, 모든 절차를 밟고 영업하는 이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수는 없다. 앞의 부류가 ‘장사꾼’이라면, 뒤의 부류는 비로소 ‘사업가’다.

오늘날 일부 사업자들은 ‘플랫폼’이라는 말을 일종의 면죄부처럼 사용한다. 자신들은 단지 연결만 해줄 뿐이며, 실질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보유하지 않았으니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법 앞에서 너무도 가볍다. 플랫폼은 플랫폼일 뿐이라는 말은 마치 칼을 들고도 “나는 손잡이만 쥐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거래를 유인하고, 결제를 연결하고, 소비자의 기대를 형성하고, 사업의 참여를 독려했다면 이미 시장의 중요한 행위자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형식만 플랫폼일 뿐, 실질은 유통이고 모집이며 판매이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은 오랜 격언이지만, 오늘의 시장에서도 조금도 낡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한다면 대한민국 법을 따라야 한다. 그것이 방문판매에 관한 규정이든, 소비자보호를 위한 등록 요건이든, 피해보상 시스템이든 예외는 없다. 

국경을 넘는 사업모델이라 해서, 온라인 기반 플랫폼이라 해서, 혹은 해외 사업이라는 외피를 둘렀다고 해서 국내 법질서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는 없다. 

법은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 아니라,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최소한의 방파제다. 방파제가 무너지면 먼저 떠내려가는 것은 소비자이고, 그다음은 시장 전체의 신뢰다.

문제는 기본을 갖추지 않은 일부 사업자들이 오히려 화려한 언어로 시장을 오염시킨다는 데 있다. 그들은 ‘혁신’, ‘글로벌’, ‘플랫폼’, ‘기회’, ‘파트너십’ 같은 그럴싸한 단어를 앞세운다. 그러나 그 말의 표면을 살짝 걷어내면, 그 아래에는 등록도 없고 책임도 없으며, 사고가 났을 때 소비자를 보호할 장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법적 자격은 빈칸인데 홍보만 만연하고, 제도적 안전망은 부실한데 수익의 장밋빛 약속만 넘쳐난다면 그것은 사업이 아니라 위험이다. 

특히 인크루즈나 MWR과 같은 플랫폼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소비자와 사업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현 시대 시장이 어디까지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특정 업체에 대한 법적 판단은 최종적으로 관계기관과 사법 절차를 통해 가려질 문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있다.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사업자에게도 정확한 법적 책임 구조가 설명되지 않으며, 제도권 안전장치조차 불명확한 상태에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영업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라는 것이다. 

언론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론의 역할은 단지 사건이 터진 뒤 피해를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장의 어두운 모서리를 먼저 비추고, 법과 제도 밖에서 위험하게 팽창하는 구조에 경고음을 울리는 데 있다. 

누군가는 이를 과도한 문제 제기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장의 붕괴는 언제나 작은 방치에서 시작됐다. 등록 하나쯤 없어도 된다는 안일함과 보험 하나쯤 안 들어도 된다는 오만함, 설명을 조금 과장해도 소비자는 모를 것이라는 얕은 계산이 쌓여 결국 대형 피해를 만든다. 

시장은 더 이상 포장된 언어에만 박수치지 않는다. 언론도, 제도도, 소비자도 예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 실체를 확인한다. 책임 없는 이익은 오래가지 못한다. 기본 없는 사업은 결국 무너진다. 그리고 그 무너짐의 순간, 시장은 그들을 사업가가 아니라 무책임한 투기가로 기억할 것이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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