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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수입액 넘어선 ‘다이어트 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02 16:40:21
  • 수정 시간 : 2026-04-03 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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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58> - 브라질 비만 치료제 시장

▷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브라질에서 이른바 ‘다이어트 펜’으로 불리는 GLP-1 계열 의약품이 빠르게 확산되며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이 약물은 체중 감량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비만·체중 관리 수요와 결합했고, 이제는 브라질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의약품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다. 약국 진열대와 온라인 커뮤니티, 의료 상담 현장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수입 구조와 유통 채널, 처방 패턴, 규제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자 제약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다이어트 펜’ 열풍은 단순한 체중 관리 트렌드를 넘어, 브라질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비만 구조와 검색·SNS의 증폭
2025년 브라질의 오젬픽, 마운자로, 위고비 등 GLP-1 계열 치료제 수입액은 16억 6,900만 달러(한화 약 2조 5,220억 원)에 달했다. 브라질 개발산업통상부(MDIC)에 따르면 관련 의약품 수요는 전년 대비 88% 급증했다. 브라질 내 생산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가 전문의약품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그 영향은 곧바로 수입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수입 규모는 해마다 증가 폭을 키워왔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다이어트 펜’으로 불리는 GLP-1 계열 치료제의 수입 규모는 연어, 스마트폰, 올리브유 등 전통적인 주요 소비재를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급국 구도에서도 변화의 속도는 뚜렷하다. 노보 노디스크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가 44%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5년 들어 미국산 제품 비중이 35.6%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2024년 미국발 수입은 전년 대비 992% 급증하며 시장의 흐름을 단숨에 뒤흔들었다. 같은 기간 덴마크산 증가율은 7%에 그쳤다.

이 같은 구조적 수요 위에 검색 데이터와 SNS가 촉매 역할을 하며 관심은 더욱 확대됐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서는 연예인과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이 체중 감량 경험을 공유하며 관련 콘텐츠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2025년 구글 검색량 집계에서 브라질은 오젬픽과 마운자로 검색량이 세계 상위권에 올랐고, 특히 ‘마운자로 가격’과 같은 키워드가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한 정보 탐색을 넘어 실제 구매를 염두에 둔 관심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오젬픽 역시 검색량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며, GLP-1 계열 전반에 대한 인지도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검색 관심의 증가는 미디어 노출에만 머물지 않는다. GLP-1 계열 약물의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축적되면서 관심이 실제 수요로 이어질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전신 염증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 대사 경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가 뇌의 보상·충동 회로와 연관된 신호에 변화를 일으켜 음식에 대한 강박적 사고를 완화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체중 감량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미용 중심의 다이어트로 인식되던 체중 감량은 만성질환 관리와 삶의 질 개선 영역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의학적 처방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아지는 모습이다. 주 1회 투여 방식과 비교적 빠른 체중 감소, 식욕 억제라는 체감 효과가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흐름은 글로벌 보건 의제와도 맞물린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025년 성인 비만 치료에서 GLP-1 계열 약물 활용에 대한 첫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해당 약물이 비만 대응의 핵심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WHO는 장기 안전성, 치료 중단 이후의 관리, 비용 부담과 접근성 문제를 함께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다이어트 펜’으로 불리는 제품의 대부분은 GLP-1 계열로, 제형은 주사제(펜)와 알약으로 나뉜다. 다만 대중 인식과 화제성 측면에서는 주사형 ‘펜’ 제형이 중심에 서 있다. 오젬픽이 이 시장의 대중적 인지도를 열었다면, 최근에는 마운자로가 보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며 시장 외연을 넓히고 있다.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형 약국 체인에서는 GLP-1 계열 제품이 고가 전문의약품 전용 관리 품목으로 분류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 품절과 예약 판매가 반복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되면서 재입고 시점을 정확히 안내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나온다.

클리닉 풍경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내분비과와 비만 클리닉에서는 기존 당뇨 환자뿐 아니라 체중 관리 목적의 신규 상담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따라 단백질 섭취, 근손실 관리, 장기 복용 시 생활 습관 조정 등이 진료 과정의 표준 상담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체중 감량은 단기 처방을 넘어 장기 관리가 필요한 의료 행위로 인식되는 흐름이다.

동시에 비공식 유통 시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불법·위조 제품이나 정식 허가 없이 비공식적으로 조제·제조된 ‘다이어트 펜’ 사용으로 인한 이상 반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상당수는 공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냉장 유통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일라이 릴리는 공식 유통 경로 밖에서 액상 형태로 판매되는 티르제파타이드는 위조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 보건 규제당국(Anvisa) 역시 등록되지 않은 GLP-1 계열 제품에 대한 단속과 판매 금지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2026년 ‘포스트 특허’ 전망
브라질 GLP-1 시장의 다음 분기점은 2026년이다. 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가 2026년 3월로 예정되면서, 시장의 초점은 ‘수요 확대’에서 ‘공급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26년은 단순한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고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주사형 ‘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복용 편의성이 높은 경구제와 차세대 주사제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제 후보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은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형태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층을 흡수할 대안으로 거론된다. 주사제 영역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카그리세마’와 같은 복합 제제가 등장하며 GLP-1 치료제는 단일 성분을 넘어 조합 경쟁 단계로 진입하는 흐름이다.

시장 규모 전망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UBS 글로벌 투자은행은 브라질 GLP-1 시장이 2025년 약 110억 헤알(약 21억 달러)에서 2026년 약 200억 헤알(약 38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티르제파타이드가 매출과 제품 믹스를 견인하고, 특허 만료 이후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가격 하락을 바탕으로 판매량을 확대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출처: 코트라해외시장뉴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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