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근로감독권한의 지방자치화, 환상인가 혁신인가
근로감독권은 오랜 시간 고용노동부의 전유물이었다. 근로기준법 제102조는 고용노동부와 그 소속 기관에 근로감독관을 두도록 명시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제15조는 근로기준에 관한 사무를 국가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3월 12일,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러한 독점적 구조에 역사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변화가 노동 권익 보호의 ‘혁신’이 될지, 아니면 행정 체계의 ‘혼란’을 야기할지는 알 수 없게 되었다.
이 칼럼에서는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의 내용을 살펴보고 우려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추진하게 된 배경
지자체로의 근로감독권 확대를 추진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중앙집권적 노동 행정이 마주한 현실적 한계에 있었다.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 1인이 담당해야 할 사업장 수는 이미 수천 개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이로 인해 정기적인 근로감독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대부분의 행정력이 이미 발생한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 등 ‘신고 사건’ 처리에 매몰되는 구조적 모순이 반복되었다.
또한, 산업 구조의 변화는 현장 밀착형 행정의 필요성을 증폭시켰다. 과거 대규모 제조 시설 중심의 노동 환경과 달리, 최근의 노동 시장은 편의점, 카페 등 소규모 서비스업과 플랫폼 노동으로 파편화되었다. 노동법 사각지대를 감독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정에 밝고 접근성이 높은 지자체의 행정력이 필요하다. 즉, ‘지역 밀착형 감독’이 필요한 것이다.
2. 세부 내용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노동감독관(구 근로감독관)의 직무·권한·집행 기준 등 노동감독관에 대한 사항을 단일 법률에 정리하고, 고용노동부와 지자체 간의 ‘공동 감독 체계’를 구체화했다. 법률안의 골자와 정부의 추진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고용노동부 소속 ‘중앙노동감독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노동감독관’을 구분하여 정의하고,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나. 지자체는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한 사업장 감독(근로기준, 산업안전)에 집중하고, 신고사건이나 노동조합법 위반 또는 중대재해 및 대규모 사업장 감독과 같이 감독역량이 필요한 업무는 고용노동부가 전담하는 ‘이원적 협력 모델’을 채택한다.
다. 지자체의 감독 결과가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시정을 명령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근로감독에 있어 지자체에 대한 국가의 통제권을 확실히 하였다.
3. 우려 사항
취지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는 가장 큰 문제는 ‘행정의 통일성 저해’이다. 만약 지자체마다 감독관의 숙련도나 해석 기준이 달라진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규제 환경에 직면하므로,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
또한 ‘지역 유착’의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장은 정치인이고 지역 내 유력 사업주나 단체는 중요한 표심이다. 지자체 감독관이 엄정한 중립성을 유지하며 강력한 근로감독을 수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전문성 확보의 문제이다. 근로감독 업무는 고도의 법률 지식과 수사 기법을 요한다. 순환 보직 위주의 일반직 지방 공무원이 전문성을 축적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이를 보완할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나 예산 뒷받침 없이는 행정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
4. 지방노동감독관 시대에 기업의 대응전략
지자체로의 권한 확대는 기업에 ‘규제’가 상시화 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경영진은 기존의 관성적인 노무 관리에서 벗어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 무엇보다 지자체 감독관의 주요 타깃이 될 임금체불, 최저임금 준수, 근로계약서 체결 등 ‘기초 고용 질서’에 대한 무결점 정비는 필수적이다. 외부의 불시 감독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전문가를 통한 사전 진단으로 근로감독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여, 어떤 주체의 감독 앞에서도 즉각적인 소명이 가능한 ‘자율 준수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지윤·송하승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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