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크루즈 조속히 단죄하라
‘월드벤처스’라는 유령선이 지나간 자리에 유사한 수법의 ‘인크루즈’라는 해적선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이 인크루즈 모집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며 드러난 실태는 이들의 비극적인 종말을 예고한다.
조사 결과 여행은커녕 수백만 원의 가입비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해당 조직은 “국내 법인이 없어 책임질 수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범죄는 본인이 저지르고 책임은 회사에 미루는 사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명확히 해야 할 점은 ‘여행 다단계’라는 사업 모델 자체가 아니다. 다단계판매 관련 법에는 여행상품을 다단계판매를 통해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없다. 그러나 인크루즈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엄연한 실정법인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과 ‘관광진흥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불법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서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려면 반드시 시·도지사에게 등록하고,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보험이나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이는 업체가 파산하거나 환불을 거부할 때 소비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렇지만 인크루즈는 수년째 이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방판법 제13조(다단계판매업자의 등록 등) 위반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회사가 없다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할 테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조직원을 끌어들이고, 교육하고, 수당을 받아 챙긴 리더 사업자라면 누구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수많은 판매원이 유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복역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다.
또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자본금과 사무실 등 요건을 갖추고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인크루즈는 등록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원을 모집했다. 이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보증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여행 취소 사태에 대해 소비자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예견된 비극이라고 하겠다.
더 심각한 것은 ‘매달 100달러를 내면 200달러 가치의 포인트를 준다’는 식의 배수 적립 방식은 재화의 판매보다 금전 거래에 치중된 양상을 띤다. 이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다분하며, 특히 환불이 불가능한 구조를 숨기고 회원을 모집했다면 형법상 사기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 최근 입건된 조직원의 “다른 회원을 모집해 그 가입비로 피해금액을 변제하겠다”는 발언은 전형적인 폰지 사기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인크루즈 관계자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허울 좋은 명분 뒤에 숨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거나 ‘국내법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궤변으로 회원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며 수익을 창출한다면, 당연히 대한민국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범죄조직이라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행위다. 과거 월드벤처스 사태 당시, 수많은 리더급 인물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범죄 수익을 추징당했다.
인크루즈 사업이 행복한 크루즈 여행이 될지 돌아오지 못한 타이타닉이 될지는 본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부 역시 인크루즈의 불법 행위에 대한 과감한 법 집행으로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판매원과 기업을 함께 보호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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