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재 키워야 업계가 큰다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글로벌기업을 중심으로 사람이 없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사람이 없다는 말은 물리적 인간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능력과 자격,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가 없다는 말이다. 많이들 폐업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110여 사가 영업을 하는 이 업계에 인재가 없다는 말은 각각의 기업이 지닌 임직원 양성 프로그램에 하자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즉, 후진을 양성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경쟁의 대상, 경원의 대상으로 바라본 선배들의 삐뚤어진 시선이 빚어낸 일종의 참사인 것이다. 그로 인해 지사장급 인사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도 그 누구 하나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이것은 업계의 인사풀이 그만큼 빈약하다는 반증이면서 육성 시스템에 큰 하자가 존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농담처럼 떠도는 오적이니 육적이니 하는 말을 듣노라면 일종의 비애 같은 게 느껴진다. 이것은 그들의 능력에 대한 비난이나 질타가 아니라 도덕성에 관한 농담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도덕성이 가장 큰 능력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들 또한 처음부터 그릇된 길을 가고 싶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선배들이 했던 대로 따라 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쓰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관행이라는 것은 관성이라는 말과도 통한다. 늘 보던 대로,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오적이 되고 육적이 된 것이다. 관행의 단맛에 젖어 있다 보니 도저히 멈출 수 없는 관성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하늘과 땅 차이로 바뀐다고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게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정말 좋은 선배는 술 사주고 밥 사주는 사람이 아니라,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기준을 세워주는 사람이라야 선배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총명하고 가능성 넘치던 젊은 인재 중에는 부당한 관행에 염증을 느껴 업계를 떠난 사람이 적지 않다.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해 연락을 취해 봐도 전혀 돌아올 마음이 없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새로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회전문 인사처럼 그저 그런 사람들이 번갈아 가면서 기회를 잡는다는 게 다단계판매업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외부에서 다단계판매업계의 실무 전반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기준으로 삼거나 표준이라고 할 만한 모델을 접할 수가 없다. 운이 좋아 좋은 회사, 좋은 사수를 만나면 제대로 배우는 것이고, 좋지 않은 회사, 좋지 않은 사수를 만나면 그들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막장까지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가 5조 원대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대기업에서 제대로 훈련받은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에도 귀를 기울일 만하다. 물론 후진을 제대로 양성하지 않았다는 비난에는 딱히 반박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조직을 장악하고 성장시킬 줄은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세대가 변한 것인지 시대가 변한 것인지 경영자는 사업자만 바라보고, 사업자는 경영자만 바라보는 상황이 이어진다.
5조 원대 매출이 붕괴된 원인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던 임직원 때문은 아니었을까? 사람을 키우지 않는데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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