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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모소 대나무의 지혜

  • 유승우 기자
  • 기사 입력 : 2025-12-05 09: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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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의 척박한 땅에서 자생하는 ‘모소 대나무’는 그 독특한 생태만으로도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매일같이 정성껏 물을 주며 돌보지만, 안타깝게도 이 나무는 첫해에 아무런 변화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듬해도, 다음 해에도 마찬가지다.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땅 위로 솟아오른 것이라곤 고작 3cm 남짓한 아주 작은 순 하나뿐이며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보일 정도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빈 땅에 물을 붓는 농부를 향해 “헛수고하지 마라, 이미 죽은 나무다”라며 혀를 차고 비웃겠지만, 농부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눈에 보이는 땅 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반전은 5년째 되는 해, 어느 날 아침 기적처럼 찾아온다. 4년간 큰 변화 없이 엎드려 있던 죽순이 폭발적으로 땅을 뚫고 솟구치기 시작하는 때인 것이다. 하루에 무려 30cm씩 쑥쑥 자라나 자고 일어나면 키가 달라져 있을 정도이며, 그렇게 6주가 지나면 휑하던 밭은 순식간에 15m가 넘는 울창하고 거대한 대나무 숲으로 탈바꿈한다.

사람들은 6주 만에 숲이 만들어졌다며 감탄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나무는 결코 6주 만에 자란 것이 아니다. 지난 4년의 침묵 동안 대나무는 땅 밑에서 수백 미터에 달하는 뿌리를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15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버티기 위해, 거친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을 견고한 기초를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오랜 뿌리 내림의 시간이 없었다면, 대나무는 급격한 성장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 무게에 짓눌려 부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네트워크 마케팅업계의 생태계 역시 모소 대나무의 성장통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라는 달콤한 열매를 꿈꾸며 부푼 기대로 발을 들이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차갑다. 씨앗을 심고 짧게는 몇 달, 길어야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꽤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떠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없다”라고들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씨앗을 심자마자 거목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미팅에 참석하고 제품을 전하면 내일 당장 큰돈이 들어오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농부의 마음이 아니라 복권을 긁는 도박꾼의 마음이나 다름이 없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당장의 소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사업이다. 처음에 겪는 수많은 거절과 배움의 시간은 당장 소득으로 직결되지 않아, 마치 4년 동안 3cm밖에 자라지 않는 대나무처럼 답답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소득이 없다고 해서 성장이 멈춘 것은 결코 아니다. 본인이라는 나무가 훗날 감당해야 할 거대한 부와 조직을 지탱하기 위해, 땅 밑으로 깊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거절을 이겨내며 멘탈을 단련하고 그릇을 넓히며 리더십이라는 굵은 뿌리를 뻗어가는 시간인 셈이다.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은, 땅속에서 치열하게 자라나는 대나무를 조급한 마음에 파헤쳐 죽이는 것과 같다.

업계에서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며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이들을 종종 목격한다. 이는 뿌리 내리는 과정을 생략한 채 꼼수로 겉모습만 불린 경우로, 기초 없이 지은 모래성과 같아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결국 무너져 내린다. 진정한 성공자들은 알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화려한 무대 위의 영광은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땀과 눈물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하는 일이 캄캄한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무리 뛰어도 제자리인 것 같고 통장은 그대로라 불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심해도 좋다. 당신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깊고 넓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땅 위로 싹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성장이 멈춘 건 아니며, 오히려 미래의 숲을 받쳐줄 기초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흙 속을 꿰뚫어 보는 농부의 믿음이다. “이게 정말 될까?”라고 의심하는 순간 뿌리는 말라 죽는다. ‘된다’는 확신의 물을 매일 주어야 한다. 물이 99도까지는 잠잠하다가 100도가 되는 순간 펄펄 끓어오르는 것처럼 네트워크 마케팅사업 또한 묵묵히 견디다 보면 반드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임계점을 맞이한다. 1명이 2명이 되고 4명이 되는, 처음엔 미미해 보이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하면 무서운 기세로 커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4년의 외로운 시간을 견뎌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니 조급해하면 안 된다. 쉽게 얻은 건 쉽게 사라지지만, 어렵게 쌓은 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 겪고 있는 그 힘겨운 시간들이 훗날 당신의 성공을 지켜줄 가장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오늘 흘린 땀방울이 당장 내일의 열매가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심고 있는 것은 고작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울창한 숲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모소 대나무가 증명했듯 정직하게 쏟은 시간은 절대 배신하지 않으니, 버텨보자. 우리의 계절은 반드시 올 것이다.

 

유승우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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