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거울은 타인의 잘못을 비추지 않고 나의 티끌을 비춘다
소유하지 않기에 잃을 것이 없고 지배하지 않기에 미움받을 일이 없다

『도덕경』 제10장(第十章)
載營魄抱一 能無離乎(재영백포일 능무리호)
정신과 육체를 함께 지니고 하나를 품어, 능히 분리되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專氣致柔 能如嬰兒乎(전기치유 능여영아호)
기운을 모아 부드러움을 이루어, 갓난아이처럼 순해질 수 있겠는가.
滌除玄覽 能無疵乎(척제현람 능무자호)
마음속 깊은 거울을 씻어내어, 능히 흠 없이 맑게 유지할 수 있겠는가.
愛民治國 能無爲乎(애민치국 능무위호)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리되,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할 수 있겠는가.
天門開闔 能無雌乎(천문개합 능무자호)
하늘문을 열고 닫되, 능히 암컷이 될 수 있는가.
明白四達 能無知乎(명백사달 능무지호)
세상을 밝게 알아도, 능히 아는 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生之畜之(생지축지)
만물을 낳고 기른다.
生而不有(생이불유)
만물을 낳되 소유하지 않고,
為而不恃(위이불시)
뭔가를 하면서도 의지하지 않으며,
長而不宰(장이부재)
키우면서도 지배하지 않는 것,
是謂玄德(시위현덕)
이를 일러 아득한 덕이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순간순간 흩어집니다. 눈은 보는 것에 흔들리고, 귀는 듣는 소리에 흔들리며, 마음은 시시각각 자신의 중심에서 벗어나 다른 곳을 떠돌기 쉽습니다. 리더가 흔들리면 조직이 흔들리고, 지도자가 중심을 잃으면 공동체가 공황에 빠집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를 품는 능력’입니다. 하늘 아래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그 모든 변화를 하나의 중심으로 통제하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입니다. 그 하나라는 것이 바로 ‘도’입니다.
갓난아기는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왕성한 생명력,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유연함, 모든 상황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자는 그런 갓난아이의 부드러움을 최고의 리더십으로 본 것입니다.
세상은 강해지라고 재촉합니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공격적으로 살아남으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나 조직을 오래 끌고 가는 리더는 강한 사람이 아니라,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부드러움은 약함이 아니라 가장 강한 생명력입니다. 부드러운 나무는 폭풍에도 살아남지만, 딱딱한 나무는 어느 순간 부러지고 맙니다.
마음의 거울을 닦는 일도 리더에게는 필수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봅니다. 감정과 편견이 끼면 판단은 흐려지고, 판단이 흐려지면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마음에 욕심의 먼지가 쌓이면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없습니다. 리더의 마음이 흐려지면 그 조직은 일순간에 휘청거립니다.
전 세계의 정치가들을 보십시오.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상대의 좋은 말조차 적대적인 언어로 해석해 버립니다. 마음의 거울이 흐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깨끗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노자가 말한 ‘현람(玄覽)’을 닦아내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정말 좋은 거울은 타인의 흠을 비추지 않고 나의 흠을 명백하게 드러내 보입니다.
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 곧 애민치국은 지도자의 기본입니다. 진정으로 백성을 아끼고 위한다면 무슨 일이든 억지로 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큰 흐름을 유지하면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의 의식 속으로, 행동양식 속으로 녹아들도록 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구성원을 사랑해야 하지만, 그 사랑을 핑계로 상대의 삶을 통제하려 들면 안 됩니다. 지나친 간섭은 사랑의 탈을 쓴 억압일 뿐입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리라는 명목으로 구성원의 숨을 막는 리더는 결국 아무도 따르지 않습니다. 사랑하면서도 간섭하지 않는 것, 이것이 가장 오래가는 리더십입니다.
하늘의 문을 열고 닫는 일은 큰 권한을 행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하늘의 문은 여성의 생식기를 가리킵니다. 월경은 주기가 있고 배란일도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을 하고 기도를 해봐도 하늘의 문은 정해진 때에만 열리고 닫힙니다. 억지로 무엇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때가 되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큰 권한과 힘을 쥐고 있을수록 암컷처럼 부드럽게 행동해야 합니다. 암컷은 약함의 상징이 아닙니다. 생명을 품는 존재, 받아들이는 존재, 무리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존재입니다. 강한 사람보다 부드러운 사람이 오래갑니다.
나침반이 없던 시절 방향을 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능력이며 권력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도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지요. 모르는 게 없고 못 하는 게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을 다 드러내는 것도, 할 줄 아는 것을 다 드러내는 것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꼴불견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현명한 리더일수록 자신이 똑똑하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묻고, 경청하고, 배우려 합니다. 지식은 감춰야 가치가 드러나고, 지혜는 낮을 때 가장 빛납니다. 내가 먼저 아는 척을 하고 나면 배움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가장 위험한 지도자는 ‘다 안다’는 사람이며 ‘왕년에 해봤다’는 사람입니다. 그런 확신은 독선으로 흐르고, 독선은 조직을 파괴합니다. 새로운 의견이 있어도, 신박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조직원들은 입을 다물고 리더가 가고자 하는 쪽으로 따라갑니다. 심지어는 파국이 오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오히려 리더를 부추겨 종말을 앞당기기도 하지요. 어리석은 주군 아래 현명한 부하가 있을 때 이런 일은 더 자주 일어납니다.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모른 척해야 길을 아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내가 키우고,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합니다. 특히 다단계판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내 조직’ ‘내 산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내 조직은 없습니다. 각각의 내가 모여서 조직이 된 것이지 저 말단의 소비자 한 사람도 내가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사람에 대해 소유격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내 사람’이라고 착각해왔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절대 그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의 소유라고 생각한다면 몰라도 그가 나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기는 어머니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며 자라고, 파트너는 스폰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아이가 자라서 슬하를 떠나듯이 파트너 역시 리더로 성장한 다음에는 스폰서로부터 독립을 해야 합니다. 다 자란 후에도 부모의 신세를 지면서 사는 사람은 온전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다 자란 파트너를 여전히 ‘내 밑’이라고 생각하는 스폰서는 올바른 리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리더는 성과를 내더라도 내가 했다고 하지 않으며, 파트너의 성과에 기대서 묻어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또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그들을 지배하려 하지 않습니다. 밖으로 표출되는 권위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현덕이라는 것은 아득한 곳에 있으면서 인도하고 보호하고 성장시킵니다.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고, 지배하지 않기 때문에 미움받지 않습니다. 앞서지 않으므로 누구보다 오래 빛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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