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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기사 입력 : 2025-11-20 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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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힘을 얻는 원천은 ‘사랑’이라고 결론지었다. 설상가상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불행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가슴속에 간직한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랑이 바탕이 될 때 중첩되는 불행마저도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고 그는 썼다. 

애민(愛民)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사랑이라는 말이 아낀다는 뜻이므로 백성을 아낀다는 말이 되겠다. 이미 백성을 이야기한다는 데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고관대작이거나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는 사람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노자 <도덕경> 제10장에 애민치국 능무위호(愛民治國 能無爲乎)라는 말이 나온다. 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다스림에 무위로써 할 수 있는가? 라고 흔히들 해석한다. 이 무위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풀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위도식(無爲徒食)에 가깝게 여겨진다. 무위도식이란 배불리 먹고 하루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음을 나무란 말로 <논어>가 출전이다. 

‘무위’라는 말을 대하는 노자와 공자의 자세는 확연히 다르다. 노자의 무위는 백성들이 하는 일, 아랫사람이 하는 일을 비롯해 무슨 일이든 꼬치꼬치 캐묻거나 참견하지 않는 삶의 자세를 지향하는 것이다. 

한편 공자의 무위도식은 밥만 축내고 그 무엇도 해보려는 의지가 없음을 나무라면서 분발을 촉구하는 말이다. 비록 문자로는 동일한 무위라는 말로 포장돼 있지만 실상 그것을 뜯어보면 동쪽과 서쪽만큼 동떨어져 있고, 어떠한 설명으로도 한 데 붙여놓을 수가 없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하나하나 캐묻고, 따져보고, 미주알고주알 참견하고 간섭하게 되면 아래에서는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위만 쳐다보면서 눈치를 살피는 꼭두각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미 3000년 전에 중국 사람들이 깨닫고 터득한 삶의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 

이야기가 너무 거창하게 됐지만 후원방문판매업계의 매출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를 포함한 직접판매산업 전반이 저조한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게 된다. 

큰 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물길을 발원지에서부터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차단하려니 강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멀리 가려야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 당국이 업계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가장 좋은 정책이 바로 간섭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는 일이다. 물론 그중에는 난동을 피우는 자들도 있을 것이고, 자해 소동을 일으키는 자들도 있겠지만 정부는 쌀독에서 잡티를 골라내듯이 그들만 골라내면 되지 않는가?

톨스토이는 사랑을 이야기했고, 노자는 애민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온전히 사랑하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자본의 바탕이 굳건해야 한다. 백성이 저마다의 노력으로 돈을 모으고, 가족을 부양하고, 조금이라도 윤택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부를 도와주는 일이기도 하다. 

복지정책이 두텁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자발적으로 건강을 챙기고 경제적 터전을 마련하려는 의지에 대해서까지 온갖 구실로 훼방을 놓아서야 되겠는가? 다양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생태계는 풍부해질 수 없다. 방문판매든 후원방문판매든 다단계판매든 기업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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