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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건강기능식품은 규제 일반식품은 무제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11-19 1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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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드러나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국내 유산균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간 규제 격차가 산업 경쟁 질서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산균 제품의 기술·원료 품질이 고도화되는 흐름과 달리 제도는 여전히 이원적 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 내 불균형과 소비자 오인 문제가 심화되는 구조다.

지난 10월 21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은 “건강기능식품은 보장균수·기능성 심사 등 여러 장벽을 넘는데, 일반식품은 1,000억 CFU 이상 제품도 규제 없이 판매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근 5년 8개월간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는 639건, 일반식품은 0건이라는 통계도 제시됐지만 이는 실제 안전성과 무관한 관리·집계 공백의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대칭 규제로 일반식품의 
‘건강기능식품화’ 가속 
최근 수년간 일반식품이 정제·캡슐형으로 빠르게 확대되며 건강기능식품과의 경계가 사실상 모호해지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기간에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제·캡슐형 일반식품은 5,320개, 제조업체는 475개로 급증했다. 이와 맞물려 온라인에서 일반식품이 기능성 제품처럼 홍보되는 사례도 폭증했다. 실제로 올해 8월 기준 온라인 부당광고 5,503건 중 5,214건(94.7%)이 ‘건강기능식품 오인 우려’ 광고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방’이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형·포장·광고 문구가 거의 유사해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일반식품의 기능성 암시 광고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는 유산균 일반식품의 이상사례가 0건이라는 공식 통계에 대해 ‘안전성 증명’이 아니라 ‘관리 공백’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건강기능식품은 이상사례 보고 체계를 통해 제품 안전성을 지속 모니터링하지만, 일반식품은 동일한 제형과 용도로 판매되더라도 사후관리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결과 실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확인·집계·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산균을 판매하는 직접판매업체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한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유산균은 직접판매업계 주요 제품 카테고리 중 하나인데, 일반식품으로 유통되는 고함량 유산균의 안전성은 실질적으로 검증되지 않는다”며 “기업의 자체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접판매업계는 건강기능식품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법정 사후관리·이상사례 보고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부담한다. 반면 동일한 형태의 일반식품은 해당 제도가 없어 부작용이 발생해도 보고되지 않는다.


규제 준수 기업만 역차별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임상 근거 제출, 기능성 심사, 제조시설 기준(GMP) 등 높은 규제 비용을 부담한다. 반면 일반식품 업체는 동일한 유산균 성분을 사용하더라도 이러한 의무가 없고, 심지어 고함량 제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는 규제 이행 기업만 비용·시간·리스크를 부담하는 역차별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직접판매업계는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업태 특성상, 일반식품의 무분별한 기능성 암시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의 규제 역차별과 유산균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이원적 관리체계를 넘어서는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일반식품이 정제·캡슐형으로 대량 출시되며 사실상 건강기능식품과 동일한 형태로 유통되는 만큼, 이들 제품을 별도로 관리할 독립적 규제 카테고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유산균 함량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일부 일반식품은 1,000억 CFU 이상 고함량을 내세우고 있으나, 안전성 검토나 기준이 전무해 최소한의 사전 안전성 심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동일한 제형·성분을 가진 제품이라도 일반식품이라는 이유로 감시 체계에서 벗어나는 현 구조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 조치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직판업계 관계자는 “회원들이 제품을 권할 때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신뢰성’인데, 동일 성분을 담고도 규제 강도는 정반대인 구조가 계속되면 정품 건강기능식품의 가치가 희석된다”며 “브랜드 신뢰도가 사업 기반인데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업계 전체 리스크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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