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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돈은 내가 지키자

  • 기사 입력 : 2025-11-07 08: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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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사람들’이 많이 가난해졌다고 한다. 거의 10년간 코인 열풍에 휘말리는 바람에 이제는 사기를 당하고 싶어도 사기당할 돈도 없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피땀 흘려 일해 모은 돈을 불과 몇 달 사이에 다 날리는 바람에 퇴직하자마자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이나 각종 사행성 아이템을 미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조직은 여전히 번성하는 듯이 보인다. 그렇지만 내부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불법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 역시 빈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리더라는 이름을 달고 겉으로는 돈을 버는 것 같아도 대부분은 해외의 사기꾼들에게 송금하는 역할을 하다가 사이트가 닫히는 바람에 민·형사상 책임만 덮어쓰는 일이 정해진 코스라는 게 불법 조직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의 전언이다. 

정확한 통계인지는 몰라도 전 세계에서 사기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언뜻 생각해 봐도 타당성이 있고, 신빙성이 높아 보이는 주장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이 나라에는 사기를 당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으며, 상당히 탐욕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말이 된다. 어떤 외국인 인플루언서가 짧은 한국 생활을 끝내고 떠나면서 ‘돈에 환장한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했던 말이 그 사람만의 주장은 아니라는 게 거의 입증된 셈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한민국 노인들의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노인들이 가난하게 된 원인 중의 하나가 탐욕 때문은 아니었을까? 다른 나라에도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인생 한 방’이라는 멋진 말이 있다. 이때의 ‘한 방’이란 일확천금을 뜻한다. 한 번 투자해서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실제로 한 방을 노리고 투자나 베팅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 방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한 방에 빈민의 대열에 합류하고 만다. 

이러한 대한국민들의 한탕주의는 비단 가난한 노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수년 전 광주광역시에서 유행했던 상품권 피라미드에는 대구에서 대형 농장을 경영하던 사람이 무려 20여억 원을 투자했다가, 범죄의 모든 책임을 져야 했던 바지사장이 자살하면서 투자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두 날려야 했던 사건도 있었다. 최근의 JD글로벌의 경우 저명한 역술가가 거액을 베팅하면서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으나 이 조직 역시 주범이 자살하는 바람에 예언도 깨지고, 돈도 깨지는 ‘웃픈’ 사연이 숨어 있다. 

만약 코인 발생 이후 10년에 걸쳐 범죄 조직에 흘러 들어간 돈을 우량 주식이나 부동산 등 정상적인 투자처에 넣어 뒀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비트코인 시세를 감안하면, 하다못해 합법적인 거래소의 코인만 갖고 있었어도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은 누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돈을 벌어주지 않는다. 또 한 번 떠나간 돈은 웬만해서는 돌아오지 않으며, 다시 피땀을 흘린다고 해도 그만한 돈을 벌자면 두 배, 세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불법 피라미드에 참여하는 순간 이미 인생은 비루해진 것인지도 모른다. 목동이 양 떼를 지키듯 두 눈 부릅뜨고 돈을 지킬 능력이 길러졌을 때라야 진정한 부자로 가는 토대가 다져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돈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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