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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칼럼>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될까?

  • 기사 입력 : 2025-11-07 08: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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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면 빠지지 않고 뉴스에 등장하는 이슈가 있다. 바로 ‘최저임금’이다. 사용자와 노동자, 전문가들이 밤샘 토론을 벌이고, 결국 정부의 고시로 다음 해의 최저임금이 확정된다. 그런데 이 최저임금은 어떻게, 누구에 의해,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걸까. 이번 칼럼에서는 최저임금의 개념부터 실제 결정 절차, 그리고 2026년 최저임금에 대한 내용까지 살펴보고자 한다.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법으로 정한 임금의 최저 수준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이 기준 미만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단순한 행정지침이 아닌 강행법규로,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보다 우선하는 강력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6년. 당시에는 사회적 관심도 낮고 적용 대상도 제한적이었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노동권 보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공식 기구는 ‘최저임금위원회’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독립적인 심의·의결기구로, 총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 위원으로 각각 9명씩 나뉘며, 근로자 위원은 노동조합 등에서, 사용자 위원은 경영자 단체에서 추천한다. 공익 위원은 정부가 경제·노동 분야 전문가 중에서 임명한다. 구조상 이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공익 위원이 중심을 잡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저임금 결정은 매년 다음 해의 금액을 심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년 3월 말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위원회는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심의와 의결을 마쳐야 한다. 이후 8월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함으로써 최저임금이 확정되며, 이 금액은 다음 해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노동계는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이나 최소 인상을 주장하며 치열하게 대립한다.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표결로 결정되며, 공익 위원의 입장이 사실상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6년 최저임금은 예년과는 다른 흐름 속에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25년 7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6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 3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2025년 대비 290원 인상된 금액이며, 인상률은 2.9% 수준이다.

최초안으로 근로자위원 측은 시급 1만 1,500원을 요구했고, 사용자위원 측은 1만 30원을 제시했다. 이후 양측은 수정안을 거듭 제출하며 간극을 좁혀갔고, 9차 수정안에서는 근로자위원 측이 1만 440원, 사용자위원 측이 1만 220원을 제안했다. 공익위원들은 심의 막바지에 ‘심의촉진구간’을 제안했는데, 이는 1만 210원에서 1만 440원 사이 범위로, 노사간 합의 유도를 위한 가이드라인이었다. 이후 근로자위원이 최종적인 수정안을 제출했고, 긴 토론 끝에 최저임금은 1만 320원으로 합의됐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노·사·공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는 점에 있다. 과거에는 근로자위원 또는 사용자위원의 퇴장 후 공익위원 단독 표결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양측이 한 걸음씩 물러서며 이례적으로 합의에 기반한 의결이 이루어졌다. 가장 최근 합의는 2008년으로, 17년 만의 일이다.

최저임금은 단순한 임금 기준이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것이다. 앞으로도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을 고려한 합리적인 논의가 이어져야 하며, 경제 구조와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오세찬 노무사>

노무법인 한국노사관계진흥원 · ☎ 02-3272-8005 · www.nosa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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