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업계 1위 암웨이, 여전히 배울 점 있을까?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5-10-30 17:01:42
  • x

매출 정점 찍고 37% 감소…일본, 인도에선 사법 리스크까지

▷ 암웨이 본사 전경(사진: 암웨이 홈페이지)


전 세계 다단계판매 1위 암웨이가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다단계 교과서’로 통하던 암웨이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암웨이의 매출액은 2013년 11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4년 74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11년 만에 전체 매출 규모가 약 37% 이상 줄어든 셈이다.

최대 매출을 기록한 암웨이는 2014년 108억 달러, 2015년 95억 달러, 2016년 88억 달러, 2017년 86억 달러로 매년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8년에는 88억 달러로 반등했지만, 2019년 84억 달러, 2020년 85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됐다. 코로나 특수를 누린 2021년에는 89억 달러까지 상승했지만, 2022년 81억 달러, 2023년 77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암웨이는 최근 3년(2022~2024년) 연속 매출 하락에 대해 달러 강세, 러시아 사업 철수(2022년) 등의 요인을 언급했다. 또, 암웨이의 핵심 제품군인 뉴트리션 부문이 2024년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2% 성장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전체 매출의 감소세를 뒤집을 정도의 추진력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핵심 시장서 잇단 규제 직격탄
암웨이는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아시아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하거나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한국암웨이는 2011년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부가세 포함)을 돌파한 이후 2022년 1조 3,372억 원까지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며 2023년 전년 대비 7% 감소, 2024년에도 7% 하락한 1조 1,49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2015년 수준으로 후퇴한 수치다.

주요 전략 시장 중 하나로 꼽히던 한국의 최근 수익성도 급감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암웨이의 영업이익은 351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줄었고, 순이익도 57% 감소한 2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본과 인도에서는 규제 당국의 제재로 암웨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22년 10월 일본 소비자청은 암웨이 일본법인에 대해 6개월간의 일부 사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 일부 암웨이 회원이 회사명을 밝히지 않고 사업 목적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은 채 회원을 모집한 점, 계약서 미교부, 제품 구입 강요 등이 주요 처분 사유였다. 이에 따라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암웨이 일본법인의 신규 회원 모집‧계약 체결이 전면 중단됐다. 이 여파로 암웨이 일본법인의 202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4% 하락한 803억 9,800만 엔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는 더 중대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인도 집행국(ED)은  지난 2023년 11월 자금세탁방지법(PMLA)에 따라 암웨이 인도법인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하이데라바드 관할 특별법원은 이 사건을 정식 접수했다. 

현지 경찰은 암웨이가 상품 판매보다 회원 모집에 집중한 피라미드식 다단계 구조를 운영해 약 405억 루피의 범죄수익을 거둔 것으로 판단했다. 이 중 286억 루피 이상이 배당·로열티 명목으로 해외로 유출된 정황도 확인됐으며, 76억 루피 상당의 자산을 가압류했다.

암웨이 인도 측은 “인도 집행국이 제기한 사건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조사와 관련된 것이며, 우리는 그동안 해당 부처와의 협조 하에 요청받은 정보를 모두 성실히 제공해 왔다”며 “관련 절차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해명했다.


고인물만 남은 암웨이…“새로운 리더 
없어”
잇따른 사건사고 속에서 암웨이는 내부 개편에 착수했다. 201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 창업자 일가가 아닌 외부 전문가를 CEO로 영입했고, 2024년에는 마이클 넬슨(Michael Nelson)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한국암웨이도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신은자 CMO가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경영진 전환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 개편만으로 장기화된 부진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암웨이 출신의 한 사업자는 “암웨이가 예전처럼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경쟁 업체들도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암웨이가 다시 주도권을 잡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레이크어웨이 방식의 보상플랜은 구조가 너무 복잡해 주변에서도 포기한 사람이 많다”며 “특히 2008년 김포 플라자 개점을 기점으로 암웨이가 오프라인 소매 인프라에 힘을 실으면서 조직 기반 성장 전략은 점차 약화됐고, 보상플랜의 잠재력도 그만큼 희미해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짚었다.

한국암웨이 출신의 한 관계자 역시 “예전과 달리 새로운 리더들이 잘 나오지 않고 소위 ‘고인물’들이 여전히 조직을 주도하고 있다”며 “직급자도 그렇게 많지 않고, 조직 분위기를 바꿀만한 뉴페이스도 드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브레이크어웨이 방식의 보상플랜이 도입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많은 이들이 높은 허들을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암웨이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눈에 띄는 이슈도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한동안 중단됐던 컨벤션 등 대규모 행사도 최근 재개됐고, 과거에 그룹별로 분산돼 진행하던 프로그램들도 통합 운영하는 등 예전에 했던 것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암웨이가 한때 성장세를 이끌었던 과거의 프로그램을 다시 도입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진 현재 그 전략이 다시 통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머무는 한 재도약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