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 피라미드 특별단속 나선다
피싱·유사수신 등 전방위 색출…법무부, 사기죄 법정형 상향 추진

경찰이 보이스피싱, 불법 피라미드 등 다중피해 사기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본부장 박성주)는 9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피싱 범죄, 인터넷 사기, 유사수신·다단계 등 각종 투자사기에 대한 특별단속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코인, FX마진거래 등 불법 피라미드로 인해 합법적인 다단계판매까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던 만큼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5개월간 수사역량 집중, 신고보상금도 상향
경찰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감소하던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4년(3만 3,196건, 전년 比 61%↑)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5년 7월까지 피싱 범죄 피해액은 7,992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이들 범죄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경찰은 이처럼 최근 급증한 피싱 범죄뿐 아니라 투자리딩방, 유사수신, 불법 다단계까지 단속하기로 했다. 단속 대상은 ▲각종 피싱 범죄(보이스피싱, 웹 기반 연애사기, 노쇼사기) ▲인터넷 사기(직거래 사기, 쇼핑몰 사기) ▲각종 투자사기(투자리딩방, 유사수신·다단계) ▲자금세탁 행위 ▲조직원 소개·알선 등 인력조달 행위 ▲각종 통신수단.금융수단 공급행위 등이 모두 포함된다.
경찰은 이번 단속 과정에서 발견된 각종 범행을 관계부처와 협업해 신속하게 차단하는 한편 범죄수익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137명 규모의 ‘범정부 통합대응단’을 경찰청에 설치해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마련한 바 있다. 또, 전 시도경찰청에 총 400명 규모의 수사인력을 증원하고 전담수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범정부 종합대책’을 지난 8월 28일 발표했다. 이번 단속은 범정부 대책의 첫 후속 조치로, 5개월간 경찰의 수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피싱 범죄는 교묘한 신종 수법을 사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피해자들이 다시 딛고 일어설 힘과 의지까지 뺏어가는 조직적·악성 범죄”라면서 “피싱 범죄로 인해 국민의 재산과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만큼 범죄 근절을 위해 경찰의 모든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단속하고,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의 용기 있는 신고와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최근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보상금 지급 한도를 상향했다. 이번 개정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사기 등 재산 범죄의 경우 2억 원 이하, 불법 다단계의 경우 5,000만 원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각각 1억 원 이하, 2,000만 원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솜방망이 처벌 끝낼까?…새 양형기준 적용 주목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3월 사기범죄 양형기준을 전면 개정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안을 최종의결 한 바 있다. 이는 2025년 7월 1일 이후 공소가 제기된 사건부터 적용된다.
새로운 양형기준에 따르면 300억 원 이상 피해를 유발한 조직적 사기의 경우 권고 형량 상한을 무기징역으로 설정했고, 50~300억 원대 피해의 경우에도 최대 17년 징역형이 가능하다. 특히 불법 피라미드 설계자나 주도적 사업자는 집행유예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형식적 공탁만으로 감경을 받던 관행도 사라지면서 실형 선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한편 법무부는 사기죄의 법정형을 상향하는 등 관계 법률을 정비하기로 했다. 현재 사기범죄의 경우 전체 피해액이 같더라도 피해자가 많으면 오히려 가중처벌이 불가능한 법정형 체계의 모순이 존재한다.
현행법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범죄 행위로 인한 ‘개별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 처벌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도인터내셔널의 경우 3만 6,000명을 모집해 4,467억 원을 가로챘지만, 개별 이득액이 5억 원을 넘지 않아 가중처벌을 피했다.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도인터내셔널의 이 모 대표는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8월 22일 이 씨에게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 다단계나 유사수신 범죄는 적발돼도 기소가 되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 단속을 통해 불법 피라미드 설계자.가담자에 중형이 선고되면 범죄의 재발을 막고 시장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법 피라미드가 활개치면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다단계업체들까지 싸잡아 비난을 받는다”며 “이번 단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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