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 다단계 척결 나선 특판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사장 정병하, 이하 특판조합)이 불법 다단계 조직 척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판조합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조합 가입사의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위축된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주입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 불황의 원인을 전적으로 불법 다단계로만 돌릴 수는 없지만, 이들의 유혹에 넘어간 건전한 판매원들이 일확천금을 좇다가 인생 자체가 망가지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가상화폐 등장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관련 범죄 건수만 봐도 다단계판매원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법 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판조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불법 다단계 척결에 나서는 것은 정병하 이사장 부임 직후부터 면밀하게 시장을 모니터링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검사 출신인 이사장으로서 불법 조직이 합법적인 조합사를 흔드는 상황을 묵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검사 출신이라고 해도 업계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투철한 의지가 없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게 불법 조직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다. 공제조합의 이사장이라는 자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자리다. 그동안 수많은 이사장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업계를 지나갔지만, 업계가 태동한 이후부터 줄곧 ‘현안’이었던 불법 다단계 및 불법 피라미드 조직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응한 사례는 한 손에 꼽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수사 중인 사항이라 낱낱이 밝힐 수는 없지만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또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도 특판조합의 역할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판조합의 이러한 기조는 그동안 견지해 왔던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단체라는 소극적인 자기 해석에서 벗어나 다단계판매를 함께 하는 동료 또는 동지로서의 자기 인식이 바탕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들도 특판조합의 입장이 업계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업계의 존속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비관론자들은 ‘이제는 끝났다’며 자포자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바닥을 치고 더 높이 날아오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누구도 다단계판매의 미래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꽃밭을 가꾸듯 잡초를 뽑아내고, 병해충을 제거하고, 물을 주고, 거름을 내다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발한 꽃들이 씨를 옮겨 상상 이상의 광활한 영역을 확보할 수도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업계는 초유의 긴긴 한파를 겪고 있다. 이 한파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 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불법 조직이 전국적으로 발호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이에 대한 특판조합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야말로 잡초를 뽑고 병해충을 제거하는 일이다. 이들에 대한 고발이 수사와 처벌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오롯이 수사기관에 달려 있지만, 우리 스스로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면 머잖아 우리에 대한 오해도 걷힐 수 있으리라 믿는다. 특판조합의 분투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