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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속 분쟁, 리어왕의 비극에서 배운다

  • MK관리자    기자
  • 기사 입력 : 2025-04-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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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

상속은 단순한 재산 분배가 아니다. 잘못된 판단은 한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이 던지는 메시지는 오늘날 상속 문제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는다. 실제로 유언 없이 갑자기 사망했을 때 벌어지는 혼란, 상속 재산을 둘러싼 법적 다툼, 재혼으로 인한 갈등 등 상속은 이제 감정이 아니라 ‘설계’의 영역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 잘 알려진 한경수 변호사는 기고문(연재)을 통해 상속의 기본 개념부터 유언·유증·신탁을 통한 상속 설계, 상속인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상속세 팁까지 법률적 관점에서 차근히 짚는다. 가족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상속 설계가 왜 중요한지를 말하는 그의 글은 리어왕의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현실적 조언이자 경고다.


상속, 감정이 아닌 체계적 계획이 필요하다

영국의 대표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은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잘못된 상속 결정이 가족 전체를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대 브리튼의 전설적인 왕 리어가 자신의 왕국을 세 딸에게 나누어 주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작품인데, 리어왕은 자신에게 효도를 다하겠다는 딸들의 말에 의존해 재산을 나눠주기로 결정한다. 큰 딸과 둘째 딸은 아첨과 허세로 자신의 사랑을 과시하는 반면, 막내딸 코딜리어는 결혼 없이 아버지와 함께 살겠다는 진솔한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리어왕은 코딜리어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하고 오히려 화를 내며 그녀의 상속권을 박탈한다. 결국 리어왕은 큰 딸과 둘째 딸에게 전 재산을 분배한 후, 자신은 권위와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고, 두 딸은 아버지를 무시하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갈등을 벌인다. 내분과 배신이 거듭되면서 리어왕은 광야로 쫓겨나고, 코딜리어조차 프랑스 왕과의 결혼 후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이처럼 리어왕은 감정과 편견에 의해 상속 결정을 내린 결과, 결국 모든 가족 구성원이 고통받고, 왕국 자체도 붕괴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리어왕의 이야기는 당시의 극적인 운명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상속 계획의 부재 또는 잘못된 상속 분배가 얼마나 큰 가족 갈등과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교훈으로 읽힌다. 우리 사회에서도 상속 관련 분쟁은 빈번하며, 때로는 단순한 재산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의 신뢰와 사랑, 그리고 책임감까지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상속 설계 없이 재산 분할을 맡기면 벌어지는 문제들

리어왕의 가장 큰 실수는 감정에 의존해 재산을 분배한 점에 있다. 실제 사례에서도 부모가 특정 자녀에게만 재산을 몰아주어 형제자매 간 법정 다툼이 벌어지거나, 유언장이 없거나 불완전하게 작성되어 상속인들이 서로의 권리를 주장하며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 상속 재산의 범위 및 부채 포함 여부 등 법률적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등등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특히, 상속은 단순히 재산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상속인의 권리와 의무, 나아가 가족 전체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예를 들어, 상속 재산에 부채가 포함되어 있다면, 상속 포기 또는 한정승인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상속인의 부담을 줄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결정이 미흡할 경우 가족 모두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바람직한 상속 계획을 위한 3대 원칙

리어왕의 비극에서 우리는 상속을 준비할 때 반드시 체계적인 계획과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다.

1. 공정하고 명확한 상속 계획을 수립하자

상속은 감정적인 판단이 아닌, 재산 규모, 가족 구성원의 경제적 필요, 각 개인의 기여도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결정해야 한다. 유언장 작성이나 상속 계획 수립 시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여, 법적 분쟁의 소지를 미리 차단할 필요가 있다.

2. 법적 문서와 신탁 제도를 활용하자

구두나 불완전한 문서로 재산을 분배하는 것은 법적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공증된 유언장과 신탁(Trust) 제도를 활용하여 상속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전 증여와 유언대용신탁을 병행하여, 상속 개시 후에도 상속인의 부담을 줄이고, 상속인의 권리를 명확히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3. 상속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 인식

상속에는 재산뿐만 아니라 부채와 의무도 포함된다.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과 같은 제도를 활용해 상속인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속 재산 분할 시, 각 상속인의 구체적인 상속분과 함께 특별수익, 기여분 등의 요소를 반영하여,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공정하게 만족할 수 있는 분배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을 지키는 상속, 미리 준비해야 한다

리어왕의 비극은 결국 잘못된 상속 결정이 단순히 개인의 몰락뿐 아니라, 온 가족과 사회 전체에 걸쳐 파국을 불러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속은 단순한 재산 분배가 아니라, 가족의 미래와 신뢰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다. 오늘날에도 상속 관련 분쟁과 법적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상속 설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속 분배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기준, 법적 문서의 활용, 그리고 상속인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상속 계획을 세운다면, 리어왕과 같은 비극적인 결말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상속은 미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우리 모두가 공정하고 체계적인 상속 설계를 통해 가족 간 신뢰와 화합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

 

MK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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