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성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우리나라의 모든 개인, 기업, 그리고 단체는 마지막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라는 말도 있듯이 ‘결과주의적 사고’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일 뿐, 잘못된 것은 아니다. 특히 동아시아가 이러한 결과주의적 사고의 ‘끝판왕’이다.
결과란 어떤 원인으로 결말이 생기거나 그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예문: 내가 감기에 걸려 기침을 했다] 속에서 원인은 ‘감기’고, 결과는 ‘기침을 했다’는 것이다. 이 예문을 결과주의적 사고로 생각해 본다면 ‘갑작스러운 기침에 깜짝 놀랐다’, ‘기침을 하다니, 감기에 걸렸나?’ 등이 있을 수 있다. 결과주의적 사고는 행동의 옳고 그름을 결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실 결과주의적 사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공통된 문화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은 예로부터 지리적인 요인으로 어쩔 수 없이 교류가 많아,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결과주의적 사고가 강한 이유로는 ▲집단주의적 문화 ▲실용주의적 전통 ▲급격한 경제 성장 등이 있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집단을 이루지 못하면 쉽게 위험에 놓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명이 모여 집단을 이뤘다. 집단주의 문화는 결국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기에 이르렀고, 집단을 이끌어가는 권력층은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의’라는 좋은 결과를 위해서 좋든 나쁘든 ‘소’라는 과정을 희생한다는 것이다.
서양의 경우 이러한 산업화가 진행되며 약 200년 이상에 걸치며 집단주의 문화가 서서히 사라졌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10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발전하며 사회 여러 곳에서 여전히 내재된 집단주의 문화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이유인 ‘실용주의적 전통’으로는 오랜 역사 동안 군주와 관료제 중심 국가였다는 것이다. 관료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과를 보여야 했고, 현대보다 하급 관리들을 더욱 독촉하고 부렸다는 일화를 비추어 볼 때, 결과주의적 사고를 지닌 것을 알 수 있다.
경제가 급성장 한 부분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근대부터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전쟁과 혼란을 겪었고, 이후 빠르게 경제가 발전한 경험이 있다.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고 빠른 결과물이 필요했고 이에 결과주의적 사고가 깊어졌다. 다만, 이로 인해 입시, 취업, 비즈니스 등에서는 절대적인 요소가 됐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결과주의적 사고의 단점이 부각된다.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이 생긴다는 것이다. 누구든 실패한 이후 다시 딛고 일어나야 할 힘이 필요하지만, 결과주의적 사고가 많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이같이 행동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수험생이 입시에 실패하고, 좋지 못한 선택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과주의적 사고는 효율성과 실용성이 높아 빠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으며, 사회 발전에 도움도 되며, 책임감이 강조되어 조직 운영이 원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즉, 어느 정도의 선을 맞춰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더욱 건강하고 이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70년간 빠르게 발전해 온 것은 결과주의적 사고 덕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마다 사정도 있고, 코로나19 이후로 이어져 온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기에 결과주의적 사고만으로 행동하다간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압박까지 이어진다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체에 관한 매출은 1년 중 3번 발표된다. 4월 중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되는 ‘감사보고서’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전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 변경사항 공개’, 그리고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의 ‘글로벌 매출 통계’ 등이다. 지난해 다단계업계가 어려웠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주의적 사고를 조금 줄여야 할 때다.
따라서, 연달아 발표되는 매출에 연연하기보다 지난해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과정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매출 성장만을 바라보지 않고, 윤리적 경영과 소비자 신뢰 확보, 브랜드 가치 강화 등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과거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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