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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고령화와 건강 관리 필요성 증가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03-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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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8> - 말레이시아 건강기능식품 시장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말레이시아에서도 인구 고령화의 물결이 시작됐다. 말레이시아 국가인구가족개발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개발도상국 중 20년 이내에 고령화 국가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4년 8.1%에서 2040년 15.2%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2023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0.1%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대수명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대수명은 76.8세로 지난해 대비 0.2%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남성 75.3세, 여성 80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고령층 의료 부담, 돌봄 서비스 확대, 영양 불균형 등의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만성질환, 관절염, 인지 저하(알츠하이머병 등), 요실금 등 다양한 건강 문제가 고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만성질환 발생률 높아져
고령층은 젊은 층보다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고령 인구 비율 증가에 따라 만성질환과 건강 문제의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노화로 인한 신체적·사회적 변화는 급성 및 만성질환과 결합되며, 다수의 건강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요실금, 균형 장애, 낙상, 급성 혼란 상태 등의 문제는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며, 알츠하이머병 또한 65세 이상 인구의 약 5%가 겪는 질환으로,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환자 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 및 돌봄 자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양 불균형과 영양실조 또한 말레이시아 고령층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식습관 변화, 치아 건강 악화, 음식 섭취량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다약제(poly­pharmacy) 사용 증가로 인한 약물 부작용, 신장 기능 변화, 기억력 저하 등이 노인층의 치료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소(Institute for Public Health)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노인의 7.3%가 영양실조 상태며, 23.5%가 영양실조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5월 발표된 ‘말레이시아 노인의 식이 영양 섭취 연구(Baseline Malaysian Pure Study)’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노인의 80% 이상이 마그네슘, 망간, 칼륨, 아연, 비타민B6, 비타민E, 칼슘, 비타민B12, 비타민 등의 영양소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시 지역 노인은 칼슘과 비타민K 결핍, 농촌 지역 노인은 비타민B12 결핍이 두드러지며, 중·고소득층 노인은 칼륨과 비타민B12 결핍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인 노인은 구리, 철, 인, 칼륨, 셀레늄, 나트륨, 아연, 비타민A, B6, B12, C, E, K 등의 결핍률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3명 중 1명 건강기능식품 섭취
말레이시아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산하 국가식품영양조정위원회(NCCFN)는 2023년 ‘말레이시아 고령층을 위한 식이 지침(Ma­laysian Dietary Guidelines for Older Persons)’을 발표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 전문가의 조언과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고령층 3명 중 1명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으며, 여성(57.3%)이 남성(42.7%)보다 비타민 및 미네랄 보충제 섭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는 멀티비타민, 비타민B-컴플렉스, 칼슘, 비타민C, 피쉬오일이며, 허브 건강기능식품으로는 통캇 알리(Tongkat Ali), 멍쿠두(Mengkudu), 미사이 쿠칭(Misai Kucing), 자문(Jamun), 하바투사우다(Habbatus Sauda), 가맛(Gamat) 등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고령층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세 가지를 원인으로 뽑을 수 있다. 우선 정부나 NGO 주도의 건강 교육 캠페인으로 노년층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으로 의사와 영양사가 고령층 환자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그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인센터 및 지역건강 프로그램에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체 Eucogen Sdn Bhd의 이사는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노년층의 건강기능식품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고령층이 병원에서 영양 상담을 받은 후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받거나, 자녀의 권유로 건강기능식품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노년층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 시장에 반영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48억 9,650만 링깃(11억 3,872만 달러)에서 2023년 52억 7,090만 링깃(12억 2,579만 달러)으로 7.6% 증가했으며, 향후 연평균 10~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심장 건강, 관절 건강, 골격 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이 미용 관련 보충제 다음으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노년층의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에는 ‘건강한 노화’ 트렌드에 따라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 보충제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관절 건강을 위한 제품(LPM Orthflex Pro Capsules, Duoleaf StepFlex) 및 항염 기능이 강조된 보충제(Narcox by Pristin, LPM Orthflex Care)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고령화와 건강기능식품 소비 증가 간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향후 10년 동안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제약 및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R&D) 기술력은 말레이시아 의료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점점 더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제품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의 고령층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과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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