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노후 생활 위협하는 ‘대상포진’
<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대상포진이란?
대상포진은 피부에 발진이나 물집과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병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약 75만 명에 이른다.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신경 주위에 무증상으로 남아 있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주요 원인은 고령, 면역 저하제 사용, 이식, 에이즈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증식하여 신경을 따라 피부로 다시 나오면서 대상포진이 발생한다. 암, 에이즈,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이식 후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에 면역력이 감소할 수 있다. 이외에 질병, 사고, 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 대상포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이와 만성질환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 혹은 심각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대상포진 환자 중 약 66%는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동일 연령 비 당뇨병 환자 대비 3.12배, 고혈압 환자는 다른 질환 환자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대상포진 발생 및 관련 치료 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국내 한 연구 결과,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시 비 환자 대비 심혈관 질환(뇌졸중, 심근경색) 위험이 각각 53%,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주로 몸통이나 엉덩이 부위에 생긴다. 그러나 신경이 있는 부위면 얼굴, 팔, 다리 등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아프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주요 증상은 통증이다. 통증은 몸의 한쪽 부분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프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의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이 1~3일 정도 이어진 후 붉은 발진이 나타나며, 열이나 두통을 호소한다. 수포는 2~3주 정도 지속된다. 수포가 사라진 후 농포, 가피가 형성되며, 점차 사라진다.
통증은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이것이 포진 후 신경통이다. 드물게 수포 없이 통증이 발생하거나 통증 없이 수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포진 후 신경통의 통증이 일반적인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심한 경우, 신경 차단술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진단과 치료방법은?
대상포진은 피부 병변의 모양을 확인하여 진단한다. 대상포진의 수포는 신경을 따라 무리를 지어 특징적(발진, 수포, 농포, 가피의 여러 단계가 산재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형적인 피부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대상포진이 있기 때문에 피부 병변을 긁어 현미경적 검사, 바이러스 배양 검사, 분자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수두에 걸렸던 적이 있는지, 수두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 대상포진에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집이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에는 질환을 감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상포진을 확인하면 먼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를 시작한다. 바이러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증상이나 합병증을 줄여줄 수 있다. 보통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적절한 진통제도 함께 사용한다. 스테로이드나 바르는 약도 사용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도 일부에서는 합병증으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올 수 있다. 발진이 다 사라지고 나서도 발진이 있던 자리에 심한 통증이 남아있을 수 있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거나 불에 타는 것 같은 느낌, 때로는 감각이 너무 예민하거나 반대로 둔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도 있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이 눈이나 안면신경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시력에 지장을 주거나 안면 마비가 나타날 수 있어서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국가예방접종 지정 필요 목소리 높아
대상포진은 백신이 개발된 질환이다. 그러나 백신이 대상포진을 완벽하게 막아주지는 못한다. 다만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더 가볍거나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 후 필요한 경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현재 만 50세부터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권장되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이하 의기협)가 지난 1월 21일부터 2월 9일까지 19세 이상 1,6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가예방접종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꼭 추가돼야 할 고령층 국가예방접종으로는 폐렴구균 백신이 56%로 1위, 대상포진 백신이 46.2%로 2위에 올랐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대상포진 백신은 GSK의 ‘싱그릭스’,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있다.
2022년 국내 허가를 받은 싱그릭스는 재조합 단백질을 활용한 사백신이고,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투여하는 생백신이다. 조스타박스와 스카이조스터는 1회 접종으로 끝나며 가격은 15~20만 원 선이다. 반면, 싱그릭스는 1회 0.5mL씩, 2개월 간격으로 근육 내에 총 2회 접종한다. 접종 일정의 유연성이 필요한 경우, 두 번째 접종을 첫 번째 접종 후 2~6개월 사이에 할 수 있다.
가격은 1회당 25만 원으로 다른 백신 가격보다 높지만, 만 50세 이상 예방률이 약 97%에 달한다.
여기에 생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접종 대상에 제약이 있다. 중증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 때문에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어 맞지 못한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딱지가 건조해질 때까지는 수포를 만진 사람에게 수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수두에 걸린 적이 없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 임산부, 신생아와 만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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