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황 속 500엔 균일가 제품 인기
<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4> 일본 일반의약품 시장

OTC 의약품(일반의약품)이란 Over The Counter의 약자로, 약국이나 드럭스토어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용 의약품’과 약사의 대면 복약지도 후 구입할 수 있는 ‘요지도 의약품’을 말한다. 일반의약품은 인체에 대한 안전성 위험(부작용)이 높은 순서부터 제1류, 제2류, 제3류로 나뉘며, 현재 일반용 의약품은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요지도 의약품은 2024년 11월 말 기준 14종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OTC 의약품은 일반의약품으로 해석된다. 요지도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의료용 의약품에서 최근 일반용 의약품으로 재분류되어 ‘스위치 OTC’라고도 불린다.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불확실하므로, 약사가 대면으로 설명한 후 구매 희망자 본인에게 직접 판매해야 하며, 온라인 판매도 금지되는 점이 일반용 의약품과 다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OTC 의약품의 2023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1% 증가한 8,400억 엔(한화 약 7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이후엔 해열제, 안약 등 품목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위장약 등의 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적으로 시장이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업계에도 부는 ‘가격 경쟁’의 바람
일본은 2040년 총 인구의 약 35%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이로 인해 일본의 내수 경기는 인구 감소와 소득의 정체로 인해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실제로도 일본의 임금수준은 1997년에 고점을 찍은 뒤 그 수준에서 약간 낮은 수준으로 쭉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평생직장 개념이 한물 가고 청년실업 등의 여파로 니트족, 프리터족, 히키코모리 등이 많아지면서 실질 생활수준도 이보다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2010년대에는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되었지만, 그 대신 수입물가가 많이 올라갔으며 월급에서 떼가는 세금도 노인복지 부담으로 인해 한국보다 매우 높다.
2023년 5월 일본 정부의 행동 제한 해제 이후 본격적인 인바운드 경제 확대와 일본 국내 소비 회복에 따라 내수경제가 활성화되었으나, 지속적인 엔화 약세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10월 소비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500엔 균일가(소비세 10% 별도)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1년 만에 매출이 2배(매출 규모 비공개)로 증가한 의약품이 있다. 니혼조제(주)의 의약품 PB 브랜드인 ‘5COINS PHARMA’이다. 니혼조제가 개발, 조달 판매하는 5COINS PHARMA는 2023년 5월부터 해열진통제, 비염용 내복액, 구내염 치료제 등 14개 품목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 10월 기준 24개까지 품목 수를 늘렸다. 일본 국내 제조사 제품(NB 제품)은 일반적으로 소매 가격이 700~2,000엔 선인 반면, 니혼조제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제조 및 유통 비용을 삭감해 소매 가격을 500엔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NB 제품의 판매 동향을 분석하며 2025년 30개 품목, 2026년 50개 품목까지 늘릴 계획이다. 50개 품목까지 늘어나면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OTC 의약품의 거의 전 품목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조제는 자사 운영 약국 740개 점포 외 중형 드럭스토어에도 납품하고 있으며, 2024년 9월부터는 약국의 온라인 복약지도부터 처방약 배송까지 제공하는 AMAZON PHARMACY(EC 사이트)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오모리현, 오키나와현 등 지방 원격 도시의 온라인 구매 수요가 기대된다.
OTC 의약품 보급 확대 키 포인트는?
OTC 의약품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의료비 억제 정책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40년 전체 인구의 약 35%가 65세 이상이 되며, 고령자 1명을 64세 이하 1.5명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49명이며 이는 OECD 38개국 중 27위로 낮은 수준이지만, 1인당 연간 의료기관 방문 횟수는 2위로 높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132조 엔(한화 약 1,226조 원)이었던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2025년 148조 엔(한화 약 1,373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셀프 메디케이션 촉진이 필수적이다.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란 소비자가 스스로 증상을 판단해 의료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2017년 OTC 의약품 구매 시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셀프 메디케이션에 관한 사회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치료 약이 중심인 ‘스위치 OTC 의약품’에 예방과 건강 증진, 미용 분야까지로 대상이 확대되면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3년 말 기준 해외 2개국 이상에서 OTC로 전환된 의약품은 일본에서도 2026년 말까지 OTC 의약품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기능성 장 질환용 의약품에 사용되는 프로판텔린(Propantheline)이나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등 58개 성분이 일본에서 미승인 상태이다.
발기부전치료제 등 OTC로 전환
일본 국내 일반 의약품 시장은 성숙 시장이나, 정부의 사회보장비 억제 정책에 따라 OTC 의약품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스위치 OTC의 신속한 승인이 이런 시장 확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은 발기부전(ED) 치료용 의약품인 타다라필(제품명 ‘시알리스’)을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도록 검토 중이며, 승인되면 ED 치료제 최초의 스위치 OTC가 된다. 후생성 조사에 따르면, ED 증상을 자각하는 남성의 상당수가 수치심에 의한 심리적 장벽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수입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개인 수입 의약품의 대부분은 일본 국내에서는 미승인 의약품이기 때문에 위조 약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후생노동성은 ED 치료제의 OTC 전환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 인증 지원을 하는 M사의담당자는 KOTRA 오사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후생노동성 심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장벽이 높은 만큼 쉽게 진입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비즈니스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ED 치료제는 OTC 전환 여부에 따라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기업은 향후 정책 방향 및 일본 시장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OTC 의약품의 2023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1% 증가한 8,400억 엔(한화 약 7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이후엔 해열제, 안약 등 품목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위장약 등의 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적으로 시장이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업계에도 부는 ‘가격 경쟁’의 바람
일본은 2040년 총 인구의 약 35%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이로 인해 일본의 내수 경기는 인구 감소와 소득의 정체로 인해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실제로도 일본의 임금수준은 1997년에 고점을 찍은 뒤 그 수준에서 약간 낮은 수준으로 쭉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평생직장 개념이 한물 가고 청년실업 등의 여파로 니트족, 프리터족, 히키코모리 등이 많아지면서 실질 생활수준도 이보다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2010년대에는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되었지만, 그 대신 수입물가가 많이 올라갔으며 월급에서 떼가는 세금도 노인복지 부담으로 인해 한국보다 매우 높다.
2023년 5월 일본 정부의 행동 제한 해제 이후 본격적인 인바운드 경제 확대와 일본 국내 소비 회복에 따라 내수경제가 활성화되었으나, 지속적인 엔화 약세 영향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10월 소비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500엔 균일가(소비세 10% 별도)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1년 만에 매출이 2배(매출 규모 비공개)로 증가한 의약품이 있다. 니혼조제(주)의 의약품 PB 브랜드인 ‘5COINS PHARMA’이다. 니혼조제가 개발, 조달 판매하는 5COINS PHARMA는 2023년 5월부터 해열진통제, 비염용 내복액, 구내염 치료제 등 14개 품목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 10월 기준 24개까지 품목 수를 늘렸다. 일본 국내 제조사 제품(NB 제품)은 일반적으로 소매 가격이 700~2,000엔 선인 반면, 니혼조제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제조 및 유통 비용을 삭감해 소매 가격을 500엔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NB 제품의 판매 동향을 분석하며 2025년 30개 품목, 2026년 50개 품목까지 늘릴 계획이다. 50개 품목까지 늘어나면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OTC 의약품의 거의 전 품목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조제는 자사 운영 약국 740개 점포 외 중형 드럭스토어에도 납품하고 있으며, 2024년 9월부터는 약국의 온라인 복약지도부터 처방약 배송까지 제공하는 AMAZON PHARMACY(EC 사이트)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오모리현, 오키나와현 등 지방 원격 도시의 온라인 구매 수요가 기대된다.
OTC 의약품 보급 확대 키 포인트는?
OTC 의약품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의료비 억제 정책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40년 전체 인구의 약 35%가 65세 이상이 되며, 고령자 1명을 64세 이하 1.5명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의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49명이며 이는 OECD 38개국 중 27위로 낮은 수준이지만, 1인당 연간 의료기관 방문 횟수는 2위로 높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132조 엔(한화 약 1,226조 원)이었던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2025년 148조 엔(한화 약 1,373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셀프 메디케이션 촉진이 필수적이다.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란 소비자가 스스로 증상을 판단해 의료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 정부는 2017년 OTC 의약품 구매 시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셀프 메디케이션에 관한 사회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치료 약이 중심인 ‘스위치 OTC 의약품’에 예방과 건강 증진, 미용 분야까지로 대상이 확대되면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3년 말 기준 해외 2개국 이상에서 OTC로 전환된 의약품은 일본에서도 2026년 말까지 OTC 의약품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기능성 장 질환용 의약품에 사용되는 프로판텔린(Propantheline)이나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등 58개 성분이 일본에서 미승인 상태이다.
발기부전치료제 등 OTC로 전환
일본 국내 일반 의약품 시장은 성숙 시장이나, 정부의 사회보장비 억제 정책에 따라 OTC 의약품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스위치 OTC의 신속한 승인이 이런 시장 확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은 발기부전(ED) 치료용 의약품인 타다라필(제품명 ‘시알리스’)을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도록 검토 중이며, 승인되면 ED 치료제 최초의 스위치 OTC가 된다. 후생성 조사에 따르면, ED 증상을 자각하는 남성의 상당수가 수치심에 의한 심리적 장벽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수입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개인 수입 의약품의 대부분은 일본 국내에서는 미승인 의약품이기 때문에 위조 약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후생노동성은 ED 치료제의 OTC 전환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 인증 지원을 하는 M사의담당자는 KOTRA 오사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후생노동성 심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장벽이 높은 만큼 쉽게 진입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비즈니스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ED 치료제는 OTC 전환 여부에 따라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기업은 향후 정책 방향 및 일본 시장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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