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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건기식과 멀어진 직판업계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4-12-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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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본격 시행 앞두고 약국이 주도권 선점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았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직판업계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실증 특례 대상으로 선정하고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은 시작과 동시에 7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이후 관심이 증가하면서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실제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은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그동안 대부분 제품이 OEM·ODM으로 제조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별력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개인별 생활습관과 건강상태 등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개인에게 필요한 최적의 제품을 추천해 주는 것이다. 이때 추천받은 제품을 소분해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양으로 포장해준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시범사업 초기에 약 180개에 불과하던 시범사업 참여 승인 매장수는 지난해 약 3,700개로 급증했다.

직판업계도 처음에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이 높았다. 2020년 4월 시범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7개 업체 중 직판업체가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4곳이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직판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시간이 지나며 차갑게 식어버렸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리사 자격 의사, 약사, 영양사 등 국한
아직 직판업계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곳은 한국암웨이와 풀무원건강생활 정도다. 

한국암웨이는 2021년 1월 약 8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친 소분형 건강기능식품 ‘마이팩 바이 뉴트리라이트’를 출시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후에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가 보유한 특허 기술 ‘PMAS’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풀무원건강생활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팩’

2020년 국내 첫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팩(PERPACK)’을 출시한 풀무원건강생활도 내년 법제화를 앞두고 플랫폼 다각화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한국허벌라이프,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다른 직판업체들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일찌감치 기대를 접은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건강 상담과 정확한 제품 정보 전달이 기본인데 이를 진행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며 “여기에 시범사업 기간에도 소분 판매가 제조업자에게는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판매업자에게는 허용되지 않아 사업자들의 관심도 시들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소분 판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사업 대상과 규모가 확대됐다. 그리고 2025년 1월 3일부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가 법제화된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를 위해서는 개인 맞춤형 화장품처럼 전문관리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관리사 자격 기준을 신설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리사의 자격 기준은 ▲의료법 제2조에 따른 의료인 중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약사법 제2조에 따른 약사, 한의사 ▲국민영양관리법 제15조에 따른 영양사로 규정됐다. 

현재와 같이 일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위해서는 판매업을 신고하고 판매할 수 있지만,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거나, 판매업소를 운영하려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리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직판업계의 관심이 시들해진 사이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리사 자격 문턱이 강화됐다. 이제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사업자들이 관심이 있어도 취득 자격 자체가 봉쇄됐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직판업계와 건강기능식품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는 약국은 날개를 달았다. 이론적으로 내년 1월부터 전국의 모든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소분 판매할 수 있다. 이미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실증사업으로 12곳의 약국에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에 대한 시범 운영을 했고, 올해 10월부터는 약 513곳의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 10종을 소분 판매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 주도권 확보에 성공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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