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곧 성공이다!
<구름 위의 삶> - 제2장 - 성공
저자 <댄다코리아 김영삼 회장>
03. 실패는 곧 성공이다!
실패는 없다. 다만 포기하는 것뿐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삶의 기회는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같은 맥락에서 실패는 곧 성공이다. 실제로 내가 지금껏 경험한 모든 실패는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안동에서 이런저런 사업을 했다. 태양열 대리점, 밤 유통, 유통 비즈니스 등. 더러 일이 잘 풀리는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더 많아 사업을 접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 내가 가장 먼저 선택한 일은 오다리, 순대, 떡볶이, 호떡 노점상이었다. 그렇게 돈을 좀 모으고 누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 도색 사업을 시작했다. 차에 난 흠집을 고치고, 찌그러진 부분을 복원하고, 차에 광택을 내주는 가게였다.
가게는 공항로 입구에 있었고 나는 업계 최초로 24시간 영업을 시도했다.
‘차를 저녁에 맡기고 아침에 찾아가세요’
아이템이 독특해서 그런지 잘 됐다. 덕분에 나는 가게를 하나 더 냈다. 전국 700여 개 가맹점 중 1위를 하며 〈매일경제〉에 ‘20대 나이에 사업 5전 6기, 김영삼 씨’라는 타이틀 아래 청년창업 성공 사례로 실리기도 했다.
그런데 시작할 때 지역에 3곳에 불과하던 동종업종이 3년 만에 30곳으로 늘어났다. 가격파괴를 감행하며 버텼으나 결국 고정비인 직원 월급마저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하루 3~4시간 자면서 청춘을 갈아 넣은 사업이 무너진 것이다.
그 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던 6개월 동안 그저 죽고만 싶었다. 한겨울 한강 변에 앉아 물을 바라보며 내내 죽음을 생각했다. 바로 앞에 양화대교가 보였다. 양화대교를 걸어가는데 왜 그리 바람이 심하게 불던지. 다리 가운데에 서서 한강을 바라보니 왈칵 눈물이 솟았다.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강은 도도히 흘러갔다. 그때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만약 뛰어내렸는데 바로 죽지 않고 추위에 덜덜 떨다가 얼어 죽으면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에잇, 날이 풀리는 봄에 다시 와서 뛰어내리자.’
발길을 돌린 나는 그래도 먹는 장사는 남는다는 소리에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어디서 배우지? 마침 인천에서 대로를 지나는데 건너편에 있는 160평 규모의 갈빗집이 눈에 들어왔다. 좋아, 저기서 배우자. 나는 그곳에 불판닦이로 들어가 7개월 만에 그 가게를 인수했다. 은행 대출금에 가족의 도움을 보태 인수했는데 안타깝게도 파리가 날렸다.
현타가 왔다. 음식 맛이 시원찮아서가 아니라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었다. 궁리 끝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 경험한 아파트 목수 일의 특기를 살려 시골에서 쓰는 지게를 만들었다. 그리고 머리 위 2미터 높이에 직사각형 합판을 걸어 100미터 밖에서도 보이도록 했다.
그 합판에 식당 이름을 크게 써 붙이고 ‘저희 가게로 오세요. 맛과 서비스가 끝내줍니다’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그 지게를 지고 매일 아침 8~9시에 출근차가 볼 수 있게 가게 앞 큰 사거리에 서 있었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늘 그 시간, 그 자리에. 오후 2~5시 브레이크 타임(break time)에는 지게를 지고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내 정성이 통했는지 3개월이 지나자 썰렁하던 가게에 손님이 늘어나면서 바글바글 북새통을 이뤘다. 성공의 여신이 나를 보고 웃는 듯했다. 1년 정도 장사가 굉장히 잘 됐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바로 앞 횡단보도 건너편 2층에 새로 갈빗집이 하나 생겼다. 좀 더 지나자 택지 개발이 이뤄지면서 200평 규모의 갈빗집이 하나 더 늘었다. 더구나 당시 왕갈비가 1인분에 11,000원이었는데 9,900원으로 내려서 판매하는 게 아닌가. 결국 3년을 버티다 접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직장인이 규모가 좀 작아도 내 가게를 하나 차리고 싶다는 꿈을 꾼다. 나 역시 자영업으로 성공하려 했으나 잘나가다 거대 자본에 먹혀버리는 경험을 했다. 어쨌거나 망했다. 나는 쓰린 속을 달래며 송파구의 작은 연립에 월세로 들어갔다. 빚이 5억이 넘었다. 압류 딱지까지 붙었다. 한 번은 소주를 먹고 남산에 올라가 서울 전경을 바라보며 한탄했다.
“저렇게 많은 아파트와 건물과 땅이 있는데…. 흑흑.”
나는 20여 년 동안 청춘의 열정과 패기를 갈아 넣었어도 내게 땅 한 뼘조차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그 실패는 커다란 ‘삶의 거름’으로 작용했다. 한쪽 문이 닫히면 반드시 다른 쪽 문이 열리게 마련이다.
실패는 내게 또 다른 사람과 환경을 만나게 해주었다. 덕분에 그동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창업한 회사를 동종업계 5,900여 개 업체 중 순위 10위 안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나는 실패했기에 그다음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 실패는 번영의 씨앗을 품고 있다.
04. 실패는 멈추면 돌이지만 계속 나아가면 황금이다
끝내 사라질 것 같지 않던 어둠도 다음 날 아침이면 붉은 열정을 품고 떠오른 태양에 밀려난다. 아무리 맹위를 떨치던 겨울도 때가 되면 물러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초록의 희망을 품은 봄이 찾아와 싹을 틔운다.
46억 년을 이어온 지구 역사는 언제나 그 질서를 지켜왔다. 그래서 감사하고 희망적이다.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니까. 어둠이 깊으면 빛 역시 그만큼 더 강렬하다는 것도. 인생길은 사이클을 타기에 잘나간다고 자만할 것 없고, 힘들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
더구나 우리가 지구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100년이다. 지구 역사를 돌아보면 100년은 그야말로 눈 깜짝하는 순간에 불과하다. 그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온갖 경험을 한다. 모든 것이 흘러가고 난 뒤에는 어쩌면 슬픔조차 그리워질지 모른다. 고통마저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
여하튼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자. 가능하면 삶을 즐기자. 우린 이 땅에 기적처럼 온 존재다. 46억 년 지구 역사 동안 탄생이 탄생을 낳고, 대자연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어진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 모습으로 지구에서 호흡하는 것이다. 그 역사를 곰곰이 되짚으면 기적이다 싶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인생길은 그리 다정다감하지 않다. 우린 때로 넘어지고 좌절한다. “인생이 어쩜 이렇게 쉬울까”라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누구나 인생길을 걷다가 넘어진다. 그러니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오히려 일어서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자.
때로는 아주 혹독한 시련이 우리를 넘어뜨리기도 한다. 그럴 땐 두 눈에서 고통의 눈물이 뚝뚝 흐른다. 설령 그럴지라도 두 손에 경험이라는 돌을 쥐고 그냥 일어서자. 그리고 계속 걷자! 넘어지면 무의식적으로 다시 일어나 걷겠다고 다짐하자.
성공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자. 일어서지 못하고 멈추면 실패는 돌이지만, 계속 나아가면 그 돌은 황금으로 바뀐다. 인생길엔 유턴이 없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자. 어차피 앞으로 가는 길밖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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