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컬 브랜드가 뜬다…‘궈차오(國潮·애국소비)’ 마케팅
[기획] K-뷰티 중국 시장 점검②
코로나19 이후, 다시 한국 화장품 수출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간 가장 많이 수출했던 중국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 자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수입 화장품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 또한 낮아진 것이다. 직접판매업계에서 K-뷰티의 훈풍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점이다.
中 시장, 더 이상 K-뷰티 최고 아니야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간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세계로 뻗어나가던 K-뷰티가 정작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밀려나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해마다 K-뷰티 제품들이 상위권을 휩쓸며 한국 화장품 업체들에게 ‘대목’으로 인식됐던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는 이제 K-뷰티의 독무대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광군제 행사에서 전자상거래업체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 플랫폼이 집계한 중국 기초 화장품 분야의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 로컬 브랜드 ‘프로야’가 20억 5,100만 위안(한화 약 3,784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로레알, 랑콤, 에스티로더 등의 매출을 크게 앞선 기록이다. 하지만 한국의 인기 브랜드인 ‘후’나 ‘설화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심지어 매출이 크게 줄어 실적을 밝히기에도 민망할 정도라는 후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판로를 뚫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4조 213억 원으로 전년(4조 4,950억 원) 대비 10.5%나 줄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보다 5.3% 줄어든 수치를 나타냈다.
팬데믹 시기, 한국 화장품의 중국 유통이 막히자 자국의 로컬 브랜드를 개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새롭게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중국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중국산이 최고, ‘궈차오 트렌드’ 이끄는 Z세대
‘궈차오’는 중국을 뜻하는 ‘궈(國)’와 유행을 뜻하는 ‘차오(潮)’의 합성어다. 중국의 성장을 직접 보고 자란 세대이자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한 지우링허우(1990년 출생)와 링링허우(2000년 출생) 등 Z세대가 궈차오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궈차오 트렌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주요 소비층이 젊은 세대로 이동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문화적 자신감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이들은 민족적 자신감과 문화적 정체성이 높아 동양적 미학이 담긴 자국의 제품을 더 선호한다.
중국 매체 인민망은 최근 보도에서 “Z세대는 품질 좋고 저렴한 자국(중국산)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2024년 상반기 스킨 케어 신제품 매출 비중 중 중국산이 해외 브랜드를 앞질러 6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화장품 업체들은 궈차오 트렌드를 파악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포지셔닝을 구축했으며,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켜왔다.
특히 중국 로컬 브랜드 ‘화시즈’는 고궁, 봉황 등 중국 전통 문화와 결합시킨 제품을 디자인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2022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5.4%에 도달하며 많은 글로벌 브랜드를 앞질렀다.
최근 인기가 높은 중국 로컬 브랜드 제품의 대부분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한국의 대표 화장품 제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 화장품은 ‘싸구려’, ‘짝퉁’이라는 인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 위치한 한국 OEM.ODM 현지 법인 공장에 자국 브랜드 제품의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對중국 시장 마케팅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은 최상’이라는 이미지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궈차오 트렌드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개발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로레알, 랑콤, 에스티로더 등의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는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의 공략도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효능과 기능성이 중심인 만큼 항노화 스킨 케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고가의 제품도 기꺼이 소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시장조사 기관 아이아이미디어(iiMedi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0.2%가 35세 전에 항노화 제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답하는 등 항노화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연령이 점차 어려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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