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판매업체도 강남 떠난다
높은 임대료, 불법 다단계 이중고
직접판매업계의 메카였던 강남을 떠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강남구는 금융업, 서비스업 등이 고루 발달해 관련 분야 사무실들로 고층빌딩이 줄줄이 들어서 있고 사회 간접 자본도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초창기부터 직접판매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었다. 국내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고 평균적인 생활 수준이 가장 높은 한국 최대의 부촌이라는 점도 사업자들을 끌어들이는 메리트로 작용했다.
하지만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까다로워진 입주조건으로 인해 강남구를 떠나는 직접판매업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강남구에 총 71개였던 직접판매업체들은 2024년 10월까지 43개로 3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직접판매업체 감소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신규업체들도 서울의 경우 강남구보다는 양재, 송파, 구로, 금천 등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경기도에 사무실을 오픈하는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런 ‘탈강남 현상’은 비단 직접판매업계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니다. 대형 임차사들도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강남구를 떠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은 최근 강남구 센터필드를 떠나 새로 공급된 영등포구 KB영등포타워로 이전을 결정했다. 쿠팡도 강남구를 떠나 광진구에 신규 공급되는 이스트폴리스로 사옥을 옮긴다고 발표했다.
한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임대료도 하락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강남구 임대료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임대료 부담이 커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를 비롯한 서울 도심권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넘어선 1.42%에 달했다.
풍부한 인프라와 직주 근접성도 옛말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인프라와 직주(직장·주거) 근접성 등 강남 메리트를 포기하지 못했던 업체들도 최근 불법 다단계와 서울시 규제 간섭 등으로 다른 지역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부터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 다단계 사기(코인, 캐시, 페이 등)가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급증하고 있다. 특히, 테헤란로 몇몇 빌딩은 불법 다단계 사무실이 수시로 운영되는 것으로 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60대 이상 사이버 사기 등 불법 다단계로 인한 피해자 수는 2019년 2,796명, 2020년 4,235명, 2021년 5,010명, 2022년에는 7,620명, 2023년에는 1만 1,435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다.
한 외국계 직접판매업체 대표는 “회사에서 걸어서 1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빌딩에서 불법 다단계업체가 사업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며 “우리 회원들도 유혹에 넘어가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돼 본사와 사무실 이전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울시의 규제 간섭으로 인해 아예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들도 있다. 한 국내 직접판매업체 대표는 “매출이 줄어들면서 비싼 임대료가 확실히 부담된다. 회사 운영비에서 임대료 비중을 줄이고 사업자를 지원하는데 더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서울시가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사업에 불편을 겪는 사소한 규제는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정작 불법 다단계 단속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이꼴저꼴 다 보기 싫어서 강남이 아니라 아예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전할 생각으로 사무실을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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