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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다단계 합류, 침체된 시장 ‘메기’될까?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4-10-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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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초지종] ③ 다단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

내년부터 일부 후원방문판매업체(이하 후방업체)의 다단계판매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침체에 빠져 있는 시장에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지난해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4조 9,6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5조 4,166억 원) 대비 8.4% 하락했다. 올해도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후방업체들이 다단계판매로 합류할 경우 시장의 양상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기존 업체들의 손익계산도 분주한 모습이다.


시장 확장성은 물음표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후원방문판매 시장은 2조 4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실 후원방문판매 시장은 다단계판매 시장보다 더욱 급격하게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 7년 연속 하락세다. 이처럼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후방업체들이 다단계 전환을 고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부 다단계업체 관계자들은 후방업체들의 시장 합류가 침체된 시장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후방업체가 다단계로 전환할 때 유입되는 판매원들이 새로운 판매원을 모집하고 실적을 유지하면 시장 파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 업체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웨이를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업체들이 50%만 합류한다고 가정하고, 지난해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4~5,000억 원의 매출이 더해진다”며 “물론 사업자들이 다 따라오지는 않을테지만, 기존의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단계판매 시장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침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들과 경쟁을 통해 제품력, 판매 전략, 인적 네트워크 관리 능력을 끌어올리는 메기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다단계업체 관계자들은 후방업체 합류로 인한 시장 확장성에 대한 기대치는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황폐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비슷하게 보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무척 차이가 많이 난다. 경영자나 사업자나 모두 천지차이라고 한다. 메기 효과가 무조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다단계판매로 사업을 전환해도 따라오는 사업자는 10%도 안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존의 파이 뺏기 경쟁 치열 전망
다단계판매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올해 매출이 하락하는 이유로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에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에서 후방업체들의 다단계판매 진입으로 시장 파이가 늘어나기보다는 기존의 파이를 뺏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다단계판매 시장에 진입하는 후방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기존 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과 대동소이한것도 문제다. 기존 시장에 이미 유사한 제품이 많이 존재한다면 사업자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내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계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들이 후방업체들에게 사업자를 많이 빼앗겼다. 한동안 잠잠했는데 만약 그들이 다시 다단계판매 시장으로 들어오면 이전에 몸담고 있던 업체 사업자들을 리쿠르팅할 것”이라며 “그동안 후원방판이라며 정식 다단계판매업의 규제에서 벗어나 사업하던 사람들이 법적 규제를 철저히 따르면서 운영할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후방업체의 다단계 전환 시도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후방업체 관계자는 “다단계 사업을 10년 이상하다 후원방문판매로 넘어왔다. 물론 좋은 제품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건기식, 화장품의 경우 국산 제품으로 외국계 업체들과 경쟁해서 다단계 사업을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다단계로 전환을 구상해봤지만, 다단계의 경우 최고로 받을 수 있는 수당이 35%다. 평균적으로 25~28% 정도 수당을 받는다고 보면된다. 사업자들을 도저히 설득할 방법이 없다. 차라리 후원방문판매 시장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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