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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질서 바로잡아 소비자 피해 없도록 할 것”

  • 정해미 기자
  • 기사 입력 : 2020-05-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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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공정거래위원회 류용래 특수거래과장


“다단계판매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새롭게 부임한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 류용래 소비자정책국 특수거래과장이 한 말이다. 류 과장은 지난 2008년 특수거래과 사무관으로 근무한 적 있는 경력자이기도 하다. 그의 다단계판매에 관한 생각과 앞으로의 업무 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Q. 다단계판매라는 특수 유통 산업에 대한 평소 생각은 어떤가?
 

1990년대나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단계’라고 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업계가 많이 안정화 된 것 같다. 또한 국민 생활에도 밀접하게 다가가고 있다. 고가의 기능성 식품이나, 의료기구가 아니라 세제나 치약 같은 생활용품, 다이어트 식품 등 생활 밀착형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다단계판매 시장도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한 축을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다단계판매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단계판매의 고유한 특성인 대면접촉을 통해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취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좋은 취지의 판매시스템이 악의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사행성이나 부(富)에 대한 욕구를 부추김으로써 왜곡된 방향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아직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후원수당을 많이 받기 위해 물건을 사재기한다거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유혹하여 물건을 강매한다거나 하는 등의 행위가 그 예다.


Q.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정책에서 다단계판매업을 지원제한 대상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대우에 대해 공정위는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가?
우리 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중소벤처기업부, 광역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에 다단계판매업종이 융자지원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위원회는 기본적으로 규제행정을 하는 행정기관으로서 다른 지원행정을 하는 기관과는 달리 업계 활성화나 애로사항을 위해 활동을 하는 것에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방문판매법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차별적 규제가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예컨대, 다단계판매업자는 판매원 등록증·수첩 발급 의무, 판매원 등록부를 작성하고 있으나, 방문판매나 후원방문판매의 경우 판매원 명부만 작성하면 된다. 이러한 차별적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다단계판매업계가 예전에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전례가 있어 다른 판매방식에 대한 규제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다단계판매방식이 왜곡되게 이용될 경우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다른 판매방식에 비해 더 크다는 점에서 규제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및 다단계 판매원의 피해를 방지하고 사행적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현재와 같은 규제체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불법 다단계’라는 표현은 다단계판매가 아니라 무등록 다단계나 불법 피라미드로 밝혀진 사건이 대부분이다. 부정적 인식 환기를 위해 공정위는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 위원회가 기본적으로 규제행정을 하는 곳이다 보니 업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 데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아가고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다단계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공정위는 매년 초 공제조합과 함께 불법 피라미드 피해 예방 홍보를 실시하고 있으며, 격월 단위로 미등록 불법 피라미드 업체에 대하여 수사 의뢰도 실시하고 있다.이러한 활동들은 합법적인 다단계와 불법 피라미드를 명확히 구분하여 국민들의 인식전환에도 기여하고, 불법 피라미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업계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업계의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판매업자, 판매원, 소비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매업자는 좋은 물건을 합리적으로 판매하고, 판매원들은 자신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 만큼 수익을 창출하고, 소비자는 사행성을 조장하는 조악한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퇴출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신고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다단계업계가 관련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해미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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