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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도 해도 너무한 다단계 규제 (2023-12-08)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다단계·후원방문판매업체의 올해 상반기 방문판매법 위반 건수는 모두 42건으로, 이중 다단계판매업체가 위반한 건수는 18건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적발된 다단계판매업체 모두가 서울시에 등록한 업체라는 점이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언뜻 보기에는 서울시에서 너무 고지식하게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 서울시가 정해진 법에 따라 살피고 점검했으리라는 점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규정들을 굳이 적용했어야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부산시를 비롯한 여타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적발하지 않은
(?) 세세한 조항까지 찾아내고 공표하면서 일련의 조치들이 다단계판매업계의 발전에 얼마나, 어떻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이번에 공개된 다단계판매업체
9개사의 법 위반 내용은 등록사항 변경 미신고,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 기준의 변경 절차 위반, 판매원 수첩 미교부, 판매원 등록증 미교부, 160만 원을 초과하는 재화의 판매, 판매원에게 연간 5만 원 이상 의무를 지우는 행위 등이다.

이들 조항은 아무리 살펴봐도 소비자나 판매원에게 피해를 입힐 것 같지가 않다
.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 기준의 변경 절차 위반이라는 것은 짐작하기에 수당 플랜 변경 등을 3개월 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뜻인 것 같은데 이것이야 말로 시대착오적인 조항이면서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규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초를 다투는 기업환경은 도외시한 채 그저 책상머리에 앉아 규제할 거리를 찾다 찾다 못 찾아서 억지로 만들어낸 조항은 아닌지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 다단계판매 조직을 활성화하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조처가 불가결하다. 당장 시급한 정책을 3개월이 지난 후에나 시행하라는 것이 과연 상식에 맞는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

160
만 원을 초과하는 재화의 판매 부분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 한 대 값이 200만 원을 훌쩍 넘고, 그 밖의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또한 가장 저렴한 게 200만 원대인 시대에 과연 160만 원을 넘는 재화의 판매를 제한하는 일이 가당한 일인가. 판매원 수첩이라는 말도 이제는 역사 소설에나 등장할 법하고, 판매원에게 연간 5만 원 이상의 의무를 지우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도 시대와 경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법이라도 적용하고 집행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의무라는 것은 잘 안다
. 하지만 대한민국의 헌법이 국민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옛날부터 해왔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

지금 대한민국은 다단계판매업계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이 총체적인 불경기를 겪는 중이다
. 옛날 같았으면 불경기에 오히려 성장하는 산업이라고 자부했던 다단계판매업계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는 관리 감독이라는 말을 규제와 제재라고만 해석하는 데에서 빚어진다. 대부분의 감독은 팀을 우승시키는 책임을 부여받는다. 규제와 제재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우승할 수 없다. 매질로만 아이를 훈육하는 못난 교사는 아이들을 절대 성장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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