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목요일 오후> 성장보다 생존해야 한다

  • (2023-05-25 18:45)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닥친 현실은 정반대 양상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 경제 상황은 장기적인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25일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93.8을 기록했습니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14개월 연속으로 밑돌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사업 분야도 없습니다.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 동반 부진에 빠졌습니다. 차라리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디지털, 배송 등은 호황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자, 통신, 자동차,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동시에 부진의 늪에 빠졌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을 거론하며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여기에 5년 뒤 세계 경제 성장률을 4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3.0%로 예측하면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장밋빛 전망이 사라진 것은 뜻하지 않은 외부 요인에서 기인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발 금리 인상 등으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현상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은 자금줄이 막혀 당장 오늘 내일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런 경기 침체 여파는 다단계판매업계에도 불어닥쳤습니다. 대부분 업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계, 국내업체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부진합니다.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쉽지 않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가격을 인상하고 프로모션을 돌려도 반등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업계 특성상 하반기에 매출이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다단계판매 시장은 사업 특성상 경기가 악화할수록 성장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대기업이나 금융권 출신의 실직자들이 대거 시장에 유입되면서 구성원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와 이후 경제 침체로 장사를 포기한 자영업자 등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했으나 신규 사업자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오히려 사업자들이 줄어든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다단계판매 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비교적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인해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오히려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망설이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기존의 사업자들도 계속 빠져나간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8년 903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다단계판매원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2021년에는 730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나마 활동하던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간 것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코인, 무등록 다단계 등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코인이 각종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고 바닥을 치고 있어도 돌아오는 사업자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미 다단계판매와 달리 수십 또는 수백 퍼센트의 수당을 맛봤기 때문입니다. 
 

다단계판매는 원래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부를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불미스러운 일이 빈번히 발생하자 수당 상한, 가격 상한 등 각종 규제가 생겼고 공제조합도 설립돼 관리 감독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업계는 투명해지고 안정화됐지만 이런 규제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동안 업체나 관련 협회는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고 목소리만 높였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사업자와 달리 업체로서는 이런 규제가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외국계 업체들은 사실 더 좋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나니 이제 사업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경쟁을 통해 성장합니다. 그런데 현재 다단계판매는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지 않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며 “경쟁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착취다. 우리는 모두를 위해 작동하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느껴지십니까? 이제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