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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시장 정체 상황 속 기부는 계속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3-05-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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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기부금액도 줄었다고 한다. 전경련이 코스피 570개사의 기부금 현황을 들여다봤더니 이같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줄고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아지면 기부금을 비롯해 홍보비, 임대료, 급여 등의 고정비용을 줄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전체 기부금 액수는 줄었어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47.4% 늘었단 점이 눈에 띈다. 이들 570개사의 2021년 영업이익은 1081,909억 원, 기부금은 12,602억 원이었고, 2022년에는 영업이익 693,077억 원, 기부금은 11,883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35.9%나 줄었음에도 기부금은 5.7%밖에 줄어들지 않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늘어났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기부 활동은 그리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기부라는 활동이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높일 수 있는 것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전경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IMF 이후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경제의 발전으로 소비자의 권한이 확대됐고
, 소비자들이 기부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하는 기업에 대한 제품만을 소비하면서 이러한 활동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의 제품이 어디에, 어떻게 좋으며, 여기에 내가 지불한 돈으로 기업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이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써 기부를 진행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부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벌어들인 수익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써 이를 실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단계판매
, 후원방문판매 등 직접판매업계에서도 이러한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을 시작으로 (가나다 순) 교원더오름, 뉴스킨코리아, 도테라코리아, 리만코리아,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 애터미,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등이 제품을 쾌척하거나, 판매원,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일자리 제공, 나무 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활동을 전개했다. 무엇보다 직접판매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 이뤄진 나눔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기부는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숭고한 일이고
, 나눔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다. 기부를 통해 전달하는 사랑은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등불과도 같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베푸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반드시 되돌아오게 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활발한 기부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 요즘처럼 불경기 속에서 남을 돕겠다는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 무엇보다 기부와 관련된 비리 등을 비롯한 사건 사고로 인해 기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문제다. ‘어금니 아빠이영학 사건 등 숱하게 들려오는 기부금 유용사건 등으로 인해 기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생들을 위해 장학재단에
180억 원대 주식을 기부했다가 140억 원에 달하는 세금폭탄을 맞은 고 황필상 박사의 사건도 충격을 안겼다. 당시 황필상 박사는 소송을 통해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증여에까지 거액의 세금을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긴 했지만,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기부 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회의적 시선이 늘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사례들로 인해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기부를 이어오는 기업들의 활동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 경영악화, 상속 등의 시점에서 기부를 진행하면서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현저히 줄어들고 오롯이 순수한 목적의 선행을 펼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기업의 정체성은 사회적 책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정립되는 것이다
. 오뚜기, LG 등의 기업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서 국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기부 등과 같은 선의의 활동은 다단계판매의 인식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작은 불씨는 모이고, 또 모여서 커다란 횃불이 된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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