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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험도 좋고 패기도 좋지만 변해야 산다 (2023-04-06 16:40)

기린도 늙으면 둔한 말보다 못하다(.老劣駑馬 기린로열노마)는 말이 있다. 기린은 유가(儒家)에서 가장 상서로운 동물로 친다. 그처럼 추앙받는 기린도 늙고 나면 둔한 말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자칫 노인을 비하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겠는데,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하더라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너지게 돼 있다는 말이다.

물론 능력이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나이가 들었다고 있던 능력이 사라지기보다는 세월에 따른 상황과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좀 더 분명한 표현일 것이다
. 결국 늙은 기린이 둔한 말보다 못하다는 말은 그만큼 변화에 둔감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그때 그 시절에 맞았던 그 기억에만 집중하면서 젊은 동료들과의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일이 잦아진다. 또 젊은이들의 눈에는 꼰대로 비치는 생각과 행동에 대해 정작 본인은 카리스마라고 착각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꼰대라는 말은 나이와 상관없이 봉건적 사고방식이 경직된 데 대한 지적이다
. ‘젊은 꼰대라고 해서 나이는 어리지만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세상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다단계판매업계도 다르지 않아 더러더러 소문난 젊은 꼰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늙는다는 말은 사고가 경직되어 간다는 말이다
. 나이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로지 젊다는 이유만으로 사고가 유연하고 발군의 기량을 갖췄다고도 할 수 없다.

대체로 지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다
. 성공한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경험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넘어지고 미끄러져 본 사람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성공과 실패는 능력이 드러내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만한 운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운칠기삼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말은 운에 모든 것을 맡기자는 말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해온 사람에게는 조금 더 겸손하라는 의미로
,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성패에 연연해 기죽지 말라는 취지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근래 들어 다단계판매업계는 경영자 자리를 두고 선후배들이 불꽃튀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 단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후배에게 양보하라는 말도 하기가 쉽지 않고, 세상이라는 것이 패기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배에게 양보하라는 말도 할 수가 없는 형국이다. 서로 양보하는 것이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생계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세렝게티 초원의 그것만큼이나 약육강식의 논리가 작용하는 것이 직업의 세계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가 없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고 경영자 자리를 둘러싼 살벌한 경쟁은 결국 다단계판매업이라는 파이 자체가 지나치게 작기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 터무니없이 높은 진입장벽이 가혹한 경쟁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어야 인사 적체 현상도 해소될 수 있다. 결국 규제를 혁파하고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어야 회원과 회원사, 공제조합까지 오래 살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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