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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질병관광청

  • (2022-08-25 10:38)

코로나19가 다시 거센 확산세를 이어가며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815일에는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87일부터 13일까지 조사한 자료에서 대한민국은 코로나19 통계가 잡히는 216개 국가 중 인구대비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집계됐습니다. 무엇보다 주요국 가운데 재유행 확산세가 두 달 넘게 꺾이지 않은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했습니다.

참담한 노릇입니다
. 한때 K방역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인구대비 확진자 세계 1위에 오른 것입니다.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과학방역을 표방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시행했던 강력한 거리 두기가 비과학적이며 소상공인 등의 막대한 경제적 희생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방역을 시행하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사실 문재인 정부 시절 시행했던 일률적 거리 두기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감염병 대응 전략과 인프라를 갖춰놓은 국가들이 거의 모두 폐기하고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확산에도 거리 두기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과학방역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번 정권 들어 신설된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코로나19 재유행이 확산하자 첫 번째 방역대책을 내놓으며 이번 겨울만 잘 넘기면 내년부터는 다른 세상에 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완전히 퇴치되지 않는다는 점은 재유행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면역 인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백신과 감염을 통해 획득한 면역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할 것이며,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기존 면역체계가 그대로 작동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주위에 이전에 확진되었다가 두 번 세 번 재확진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여름 재유행이 어찌어찌 지나가더라도 올겨울 유행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거리 두기 완화로 사회·경제적 피해는 이전보다 현저히 줄어들겠지만 코로나19는 개인이 확진되면 여전히 고통스럽고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최근 코로나
19가 재확산되면서 SNS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각자도생입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되면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라는 비아냥입니다. 국민이 이런 인식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이전과 비교되는 질병관리청의 허술한 관리와 대응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과학방역’, ‘자율방역이란 구호 아래 어느 순간 질병관리청의 역할이 전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죠. ‘과학은 없고 각자 잘피해가라는 자율만 남으니 국민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적 위기관리라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난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무엇이 과학적 위기관리인지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백은경 질병관리청장의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의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또 우리가 지향할 목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나의 안전과 가족, 사회구성원의 감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너무도 뻔한 발언은 질병관광청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감염병이 확산되면 개인이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국가의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입니다
. 그런데 과학방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자율방역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정부가 남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이 사적 모임을 최소화하고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노력을 한다면 정부는 감염 사례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며
, 충분한 백신과 치료제를 비축하고,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 가족 내에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공간 분리 등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문제가 지적을 받자 질병관리청은 표적방역이라며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 취약 계층 중심으로 방역을 펼치겠다고 합니다. 3개월 남짓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방역의 지향점이 자꾸 바뀌는 것입니다.

사스
, 메르스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이 확산될 때마다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정치권에서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016년 만에 어렵사리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습니다. 비로소 예산권과 인사권 등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 대응과 예방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공중보건 체계의 역량 강화와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을 목표로 어렵사리 승격한 질병관리청이 2년도 지나지 않아 질병관광청이라는 조롱을 당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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