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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쩌다 다단계판매’…망하는 지름길 (2022-05-19 16:14)

무분별하게 다단계판매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다단계판매라는 유통방식의 특수성이나 판매원의 사회적 법률적 위치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벌여 놓기만 하면 돈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시작하는 다단계판매업은 도박이나 다름없다.

다단계판매기업 중에는 판매원과 직원을 혼동하거나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면서 패퇴하는 것이 가장 흔한 사례다
.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별천지처럼 느낄 수도 있다.

더 심한 경우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의 대부분을 대표사업자나 리더 사업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 심지어는 카탈로그 제작이나 행사비용까지도 사업자에게 떠넘기는 등 파렴치한 행각을 벌이다 사라진 업체도 있다.

세상의 그 어떤 일도 쉬운 일이 없지만 다단계판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 특히 판매원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회사의 도덕성과 경영능력이 더해져야 하고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가능하다.

수많은 판매원들이 회사의 잘못된 상황판단과 의사결정에 의해 수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사례가 적지 않다
. 다단계판매를 왜 해야 하는지, 왜 함부로 문을 열고 닫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마치 쇼핑하듯이 회사를 세웠다 닫음으로써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회사의 문을 닫는 게 임직원 몇 명만 피해를 보는 일이라면 다단계판매 기업이 뚜렷한 이유 없이 문을 닫는 것은 그 회사를 믿고 인생을 건 수많은 판매원을 나락에 빠뜨리는 일이다
.

또 현재 영업 중인 어떤 회사는 오너의 개인적인 한을 풀기 위해 설립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 이미 수차례 이 바닥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그렇지만 회사가 운영되는 상황을 보노라면 이미 몇 차례 실패를 하고도 그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 자신의 실패를 자신의 실패라고 인정하지 못하고 임직원의 실패쯤으로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들 경영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애터미일 것이다
. 맨주먹으로 시작한 기업이 한국에서의 매출만 1조 원을 넘김으로써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애터미의 성공에 자극받은 오너가 다단계판매 진출을 결정했지만 애터미를 바라보기만 했지 애터미가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은 보지 않음으로써 실패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다단계판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판매원과 경영진이 일심동체가 되어 움직여야 한다
. 가장 적절한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판매원을 도울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패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도 않고, 여건이 성숙하기도 전에 매출을 강요하고 종용함으로써 판매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떠나가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간절함도 없다
. 성공하면 좋고 아니어도 그만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매출이 나오면 경영하고 안 나오면 접을 수도 있다는 편한 생각이 실패를 자초하는 것이다. 다단계판매는 수평적인 사업이다. 내가 회장이고 대표이사라고 해서 판매원들 위에 군림할 수도 없고 군림해서도 안 된다. 수직적 사고를 버리고 수평적으로 회사와 판매원을 바라볼 수 있어야 성공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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