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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기적 (2021-11-12 09:48)

최근에 <기적>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오지 산골에 한 마을이 있는데 그곳을 오갈 수 있는 길은 유일하게 기찻길밖에 없습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도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기차가 오가는 시간대를 피해 기찻길 위로 읍내나 학교를 오갔습니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야 했고, 위험천만한 철로 교각 위를 지나야 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오가는 여객 열차는 오가는 시간대를 알기 때문에 잘 피해 다닐 수 있으나 화물 열차의 경우 시간대를 알 수 없어서 사건·사고도 자주 발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기찻길 위를 지날 땐 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위험 속에서 지내야 했던 주인공은 초등학생 때부터 청와대에 주기적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간이역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말이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54번의 편지를 보내지만 정부로부터 답은 없습니다. 직접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이용했지만 그때마다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래도 포기란 없었습니다. 끝끝내 정부의 간이역 설치 허가가 났지만 예산 문제로 차일피일 또 미뤄집니다. 이에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과 직접 간이역을 만들기에 나섭니다. 간이역을 만들고도 정식 정차 허가가 없어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열차는 주인공이 국가시험장을 가기 위해 처음으로 역에 섭니다. 그렇게 어린 소년의 꿈은 청소년이 되어 실현됩니다. 물론 주인공의 아버지인 기관사가 막무가내로 세운 것이지만요.

그런데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바로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에 있는 양원역으로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사입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교통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국도까지 약 6km 산길을 돌아나가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역에서 내려 역시 약 6km 길이의 철로를 이용해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1955년 철길이 개통되었지만, 열차가 정차하지 않아 실제로 주민들은 계속 정부에 청원을 넣었습니다. 영동선 개통 33년만인 1988년 4월 기차가 정차하게 됐고, 기차가 정차하게 되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승강장, 대합실, 화장실을 만들고 이정표를 세워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사인 지금의 양원역이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실제로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기차는 역에 정차했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거죠. 기적은 사전적 의미로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신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간절히 염원하고 노력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을요.

현재 우리는 코로나19로 많이 지쳐있는 상황입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나아가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도 그간 사업자들이 염원했던 컨벤션과 해외여행 프로모션 등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곧 업계에도 생기가 넘쳐나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는 빠르게 디지털 마케팅으로 코로나19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했습니다. 대면 마케팅을 대신한 디지털 마케팅은 코로나 시기에 유용한 사업 도구가 됐습니다. 줌미팅, 버추얼 컨벤션 등으로 사업설명회, 세미나 등을 대신했습니다.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은 이제 적응단계를 지나 사업에 있어 중요한 툴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죠. 바로 현장 분위기입니다. 세미나 현장, 컨벤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디지털 마케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외로 가는 하늘길이 막혀 간간이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여행으로 대체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해외의 느낌을 대신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들 이 부분을 아쉬워했죠.

앞서 언급했듯이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현장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지만, 올해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도 내년 초부터는 대규모 행사 계획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옵니다. 연초 500명 이상 컨벤션 개최 소식부터 봄에 진행할 해외여행을 위한 프로모션 진행 소식까지 막연히 기대했던 소식들이 조금 더 구체화 되고 있습니다.

약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업계는 조속히 사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염원했습니다. 업계에 대한 정부의 차별적인 방역지침에는 개선을 요청하며 원활한 사업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업계의 염원은 이제 곧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곧 우리 업계에도 실현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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