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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美 소비심리에 국내 기업 활황

오징어게임·BTS 등 한류열풍 시너지…동남아 시장은 기대치 ‘뚝’

  • (2021-11-04 17:18)

미국의 소비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다단계판매기업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경제가 올 상반기 백신 보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와 연방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막대한 경기부양 자금을 풀면서 여느 국가들보다 빠르게 경기가 회복된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구인난을 겪을 정도로 실업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취업자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도 소비 여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개인소비와 민간투자가 성장을 견인하면서 1분기 6.3%, 2분기 6.6%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개인소비지출은 3월 이후 팬데믹 이전 수준을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올 4분기에는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말 등 대표적인 쇼핑 시즌이 있는 만큼 소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달 가까이 되는 이 기간은 그야말로 미국 소비자들이 돈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시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함한 소매업계에는 대목 중의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등 한류를 바탕으로 한국의 문화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한국인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로 ‘김치’가 화두가 되면서 2020년 6월 말 기준 김치 수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말보다 61.7% 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보다 다단계판매에 관한 법률 규제의 강도가 높지 않아 사세 확장이 쉽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들의 자산 비율이 부동산과 주식이 각각 8:2라면 미국인들은 주식 80%, 부동산을 20% 갖고 있는데, 최근 미국 뉴욕증시가 며칠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는 점도 소비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사스(SARS)가 창궐했던 시절에도 그랬듯이 ‘동양인들은 왜 서양인들에 비해 코로나19 덜 걸릴까?’는 의문이 확산하면서 김치 이야기가 한창 나왔고, 덩달아 한국 건강기능식품의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다인종 사업자 비중도 늘어
미국의 가계 소비가 확대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애터미, 지쿱, 리뉴메디, 퍼플유 등 국내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애터미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80억 원. 회사 측은 올해 미국 법인의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터미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올해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의 면역력에 관한 마케팅이 통했고, 처음에는 교포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절반 이상이 원주민”이라고 설명했다.

지쿱도 최근 들어 미국에서 활발한 영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다인종 회원들이 증가하면서, 해당 문화를 고려한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쿱 미국 법인의 매출은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미국 LA에 지사를 오픈한 리뉴메디도 매출이 매달 10~15% 신장하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뉴메디는 미국 진출 이후 제품 수출 등 급진적인 성장세를 인정받아 코트라가 선정하는 ‘글로벌 유망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리뉴메디 관계자는 “회사가 느끼는 미국 시장에 대한 비전이 커지고 있다. 엄격한 규제가 없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미국지사가 성장함으로써 다른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이 6:4 비율로 판매되고 있는데, 앞으로 제품 범주를 확대하고 꾸준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다단계판매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타에 지사를 설립한 코스메틱 전문기업 퍼플유도 K-뷰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활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기초화장품은 미국 시장에서 중저가로 인식되고 있어 수요가 좋은 편이고, 지난 10월에는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까지 론칭했을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의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퍼플유 관계자는 “처음에는 화장품을 주력으로 했지만 지난 10월부터 숙면에 필요한 슬립패드, 베개패드 등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매출 상승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위드코로나가 빨리 시작된 것과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활발한 영업이 이뤄진 배경이 됐고, 향후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퍼플유는 멕시칸, 백인 등 다양한 인종의 판매원들이 분포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 향후 미국을 거점으로 캐나다, 남아메리카 등의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 소비 여력 낮은 동남아 시장은 시들
미국 시장과는 대조적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은 현지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우리나라 정부의 ‘신남방정책’ 등에 따라 동남아 진출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황.

다단계판매업체의 설립요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데다 막상 지사를 설립하더라도 급격히 성장한 경제 성장률과 달리 개인의 소비 여력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중저가로 평가받는 제품이 동남아 시장에서는 고가의 제품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처럼 섬이 많은 국가는 물류비가 비싸다. 한국의 배송비가 2,500원이면, 해당 지역에서는 3만 원 수준이고 파손과 분실도 잦아 물류가 쉽지 않은 편”이라며 “예전에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게 사업자들한테 엄청난 비전을 주는 것이어서 무리해서라도 해외진출 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동남아 시장 중 장사가 잘되는 국가가 있는지 의문이고, 동남아 시장에 대한 민낯이 드러났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모 업체의 담당자 역시 “동남아 사람들은 클렌징과 기초화장품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메이크업에만 집중한다”며 “얼굴에 화장품을 많이 바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당장 판매고를 올리기보다는 화장품 관련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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