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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코로나 어디로든 가보자④

  • (2021-07-30 08:58)

찬바람이 불 때쯤이면 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잠시 착각한 때가 있었다. 델타니 람다니 하는 변이 바이러스도 백신 두 번 맞으면 이겨낼 것 같았는데 상황은 점점 좋지 않은 쪽으로 치닫고 있다.

아무리 시절이 하수상하고 민심이 흉흉해도 여행에 대한 유혹만은 떨쳐내기가 힘들다. 접종 확인서만 들고 가면 격리 과정이 생략되는 나라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면 2년째 여행 못 가서 병이 난 사람들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그 자체로 행복한 삶을 위한 백신인 셈이다. 


◇ 후에
베트남은 후에를 기준으로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후에의 남쪽으로 다낭과 호이안, 나짱이 이어지고 북쪽의 긴 해안선을 따라 동허이, 하이퐁까지 올라간다.

열대 몬순 기후에도 불구하고 후에는 걷기 좋은 도시다.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지는 우기에는 평균 20℃ 정도로 긴 소매 옷을 준비해야 할 정도다. 후에 왕궁을 따라 걷다보면 왕궁의 규모와 아름다운 풍광에 반하게 된다. 왕궁의 아치형 문을 오토바이를 타고 오가는 모습에서 왕궁은 옛날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대에도 여전히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베트남 후에성

흐엉강을 거슬러 티엔무 사원까지의 짧지 않은 보트 여행도 각별하다. 새파란 하늘에 그린 듯이 피어오른 구름을 감상하는 것도 여행 상품으로 충분하다. 특히 왕궁 근처의 옛 거리는 시클로를 타고 돌아보는 것도 좋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했을 때는 놓치고 지나치기 쉬운 풍광과 인정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베트남은 국토가 남북으로 길게 이루어진 만큼 음식 문화 또한 남과 북 그리고 중간 지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똑같은 쌀국수라고 해도 하노이식과 호치민식이 다르고, 하노이 문화와 호치민 문화를 연결하고, 때로는 완충 지대의 역할도 하는 후에식 쌀국수가 또 다르다.

여행자 거리로 나가면 다양한 음식문화의 진수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여행자 거리는 오후 6시가 되면 베트남 사람들의 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오토바이조차 다닐 수 없는 완벽한 보행자 거리로 탈바꿈한다. 


◇ 아말피
후에가 걷는 사람들의 도시라면 아말피는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도시다. 아말피는 도시라고 부르기보다는 마을이라고 불렀을 때 그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아말피에서 포지타노를 잇는 멋진 해안도로 덕분에 아말피에 해안이라는 말을 붙여 부르는 일이 많다.

나폴리 국제공항에 내려 폼페이와 소렌토를 거치는 동안 이미 이탈리아가 얼마나 멋진 도시들을 간직한 나라인지 절감하게 되지만, 아말피 해안을 달리는 동안에는 소설 속인 듯, 영화 속인 듯, 꿈속인 듯, 그림 속인 듯 황홀경을 맛보게 된다.
▷ 이탈리아 아말피

소렌토에서 자동차를 빌려 아말피를 지난 포지타노를 향해 달리다 보면 갓길마다 차를 세우고 신이 빚어놓은 듯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말피해안을 달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성질 급한 이탈리아 마초들이 마구 경적을 울려대며 추격해 오더라도 절대로 당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들의 운전 페이스에 맞추다 보면 풍광은 풍광대로 놓치고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말피해안은 대부분 천 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 우붓
후에와 아말피가 걷기 좋고, 운전하기에 좋은 곳이라면 우붓은 머물기 좋은 곳이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기도 한 우붓은 전 세계의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여들어 저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긴다.

영화에서처럼 요가에 심취한 사람도 있고,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여행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세상을 떠도는 게 아니라 영혼을 이끄는 곳으로 이끌려 들어가 충분히 위로받을 때 다시 길을 나서는 일이다.
▷ 발리 우붓시장

우붓에서 머물다 보면 벼가 자라는 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회복하는 걸 느낄 수가 있다. 발리에서 지척이라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평화는 고립무원 광야에서 얻기보다 사람과 그들이 쏟아내는 소음에 섞여 있을 때 좀 더 실제적인 평화와 만날 수 있다.

우붓의 예술품 시장에서는 발리와 우붓 등 인도네시아 태생의 예술가들이 창조한 작품은 물론이고 잠시 떠나와 머무는 예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한 요가 교실도 개설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명상의 입구를 들여다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물론 장기간 머물면서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따거나 본격적인 명상가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발리라는 도시가 자연으로 아름답다면 그 안에 섞인 우붓은 사람으로 인해 더욱 아름답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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