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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도쿄올림픽’ 유통업계도 소극적

빙글빙글 세상이야기

  • (2021-07-29 17:55)


연기론에 이어 취소론까지 불거졌던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23일 막이 올랐다. 올림픽이 시작되면 여러 유통업체에서 저마다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기 바빴던 예년과 달리 이번 도쿄올림픽의 분위기는 미지근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부정적 여론 확산에 올림픽 광고 ‘머뭇’
이번 도쿄올림픽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초 작년에 열려야 했던 대회가 1년 연기된 데다,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사실상 마케팅 특수를 누리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경기가 치러진 뒤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기업들이 올림픽과 관련한 광고를 할 경우 오히려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도요타자동차도 자국 내에서 올림픽 강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자사의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 찬성 여론이 33%, 반대는 55%로 나타났는데, 도요타자동차 측은 올림픽 광고를 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 롯데리아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지 않거나 소극적인 모습이다. 또한 올림픽 마케팅에 나선 기업들도 예전의 그것과 다른 방식으로 광고에 나서고 있다.

올림픽 최고 등급의 공식 후원사 중 한 곳인 코카콜라는 국내에서 올림픽과 관련한 마케팅을 따로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콜라는 지난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에서 콜라 1,000박스를 미국 선수단에게 제공했고 이후로도 눈에 띄는 마케팅을 전개하며 가장 오랜 기간 올림픽 마케팅을 펼쳐온 기업이다. 그런 코카콜라가 올림픽과 관련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직접 마케팅보다 응원 등 간접 마케팅
올림픽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악조건인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은 직접적인 광고보다 간적접인 광고를 통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를 앞세워 2020 도쿄 올림픽대회의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7월 16일 밝혔다.

▷ CJ제일제당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일본 현지에서 한식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비비고, 고메의 제품을 국가대표 선수촌에 전달했다

비비고 브랜드는 ‘국가대표 정성차림 응원’ 캠페인을 펼친다. ‘비비고가 소비자들과 함께 정성을 담아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을 응원한다’는 주제로 올림픽 개막 전부터 폐막까지 비비고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일본 현지에서 한식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비비고 육개장, 햇반 등으로 구성된 ‘비비고 정성차림 세트’와 고메 프리미엄 피자, 고메 중화 간편식 등 고메 제품들을 국가대표 선수촌에 전달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함께 전하고자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롯데GRS의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 7월 12일 국가대표 축구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선수를 모델로 한 TV 광고를 공중파 및 케이블, 주요 SNS 채널에 방영하기로 했다.
▷ 손흥민 선수가 함께한 롯데리아 광고 영상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지지 맙시다’의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롯데리아와 손흥민 선수가 함께한 이번 광고 영상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국민 피로감과 함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지지 맙시다’의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회장님들’ 마케팅 대신 통 큰 포상금 쾌척
재계 총수들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연맹에서 역대급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핸드볼협회는 여자 대표팀 사기 진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금메달을 따면, 선수들에게만 15억 원을 주고 감독과 코치 등의 포상금을 더하면 총 2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금메달을 따면 1억 원, 은메달 5,000만 원, 동메달 3,000만 원, 4위 1,000만 원이 인당 지급된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비를 털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자전거연맹은 메달 획득 여부나 종류에 상관없이 최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메달을 획득하면 이사회를 열어 추가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여기에 구 회장은 연맹이 지급하는 금액과 동일한 액수의 포상금을 사비로 지급할 예정이다.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선수들에게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수준으로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리우올림픽 당시 전 종목을 휩쓴 양궁 대표팀에 2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총 1만 7,000대를 지급하기로 했다.
▷ 삼성전자는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총 1만 7,000대를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파트너로 시작해 198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글로벌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명색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어쩌다…
일각에서는 이번 도쿄올림픽의 마케팅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기존의 올림픽 마케팅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과 더불어 월드컵 등 양대 이벤트는 기업의 흥망을 좌우할 만큼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1984년 LA 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 마케팅이 확고하게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활동은 스포츠 이벤트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국내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의 참여가 시작되고 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질과 양적인 면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다.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코닥, 파나소닉, 삼성전자, 코카콜라, 맥도널드, 비자카드 등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수많은 기업은 전 세계 35억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인류 최대의 제전에서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시드니올림픽의 주요 스폰서로 참여한 세계적 기업들은 4,000만 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비용을 투입하면서 올림픽 마케팅의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번 도쿄올림픽과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올림픽이 시작하기 1~2달 전부터 유통업계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은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기업들도 사전에 올림픽 마케팅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국내 선수들의 기록경신, 금메달 획득 등에 따라 추가적인 마케팅을 펼칠 기업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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