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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멋쟁이들은 ‘배꼽티’ 입는다
1980~2000년대 유행했던 ‘배꼽티’가 요즘 ‘인싸’ 패션으로 다시 돌아왔다. 복고 열풍을 타고 주목받기 시작한 배꼽티는 착용하면, 경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어 큰 인기다. 와이드팬츠, 조거팬츠, 반바지, 롱 스커트 등 여러 하의와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자신만의 멋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선호도가 특히 높다.
최신 스타일로 재해석, 다양해진 배꼽티
우리나라에서 배꼽티는 1989년 영화 <서울무지개>에서 처음 등장해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당시에는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배꼽티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대한민국에서 크게 유행했는데, 특히 가수 룰라가 1996년 노래 ‘3! 4!’로 활동하며 배꼽티를 크게 유행시켰다.
최근에는 배꼽티를 짧게 잘라낸 상의라는 의미에서 ‘크롭톱(crop top)’으로도 부르는데, 현재 SNS에서 #크롭티 #크롭재킷 #배꼽티를 키워드로 한 게시물 수는 20만여 건이 넘을 정도로 다시 인기몰이하고 있다.
또한, 올해 최신 유행 스타일로 재해석돼 출시된 크롭톱은 티셔츠뿐만 아니라 재킷, 셔츠, 점퍼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기도 했다.
일례로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는 올 봄 재킷, 점퍼 등 총 12종류의 크롭 아우터를 선보였는데 이 중 9종이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름 크롭 반팔 재킷의 경우 7월 브랜드 판매율 1위를 기록했으며 3차 재생산까지 진행됐다.
MZ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브플먼트(VPPLEMENT)’는 반팔 재킷, 니트웨어, 티셔츠 등 여름 상의 제품의 90%를 짧은 허리 기장으로 출시했다. 여름 크롭 상품 대다수가 출시 직후 재생산에 들어갔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브플먼트는 브랜드 대표 상품이 된 조거팬츠를 비롯해 와이드 팬츠, 반바지까지 크롭 상의와 함께 입을 수 있도록 하의 스타일도 다양화했다.
여성복 ‘지컷(g-cut)’도 브랜드 특유의 로맨틱한 스타일이 잘 표현된 반팔 재킷과 크롭 니트 탱크톱, 티셔츠, 데님 셔츠 등을 선보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린넨 반팔 크롭 재킷은 3차 리오더 물량까지 모두 완판된 상태다. 스튜디오 톰보이(STUDIO TOMBOY)는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크롭 반팔 후드티셔츠, 레터링 반팔 티셔츠를 다수 출시해 80% 이상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크롭톱이 큰 인기를 끌자 상의 기장이 짧은 슈트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10MONTH)는 미니멀 크롭 재킷과 미니멀 버뮤다 팬츠로 구성된 셋업 슈트를 출시했는데 한 달 만에 70% 이상 판매율을 보였으며 현재는 완판됐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복고(레트로)는 최근 몇 년 동안 패션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메가트렌드인데 매 시즌마다 과거에 유행했던 대표 디자인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면서 “올해는 건강과 운동에 대한 중요도가 부각되면서 원마일웨어(가벼운 외출복), 애슬레저룩(운동복처럼 편한 옷)이 진화한 형태의 크롭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들도 입는다
성(性)과 관계없이 옷을 입는 젠더리스 현상이 패션계에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입는 배꼽티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는 지난 6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을 통해 남성이 입는 배꼽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반쯤 잘려져 있어 배꼽과 허리 라인이 그대로 노출된 상의가 시원하고 파격적인 느낌을 준다. 
펜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추리니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 “우리의 자유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좀 더 밀어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에는 남성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이야말로 경계를 부술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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