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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코로나 어디로든 가보자③ (2021-07-16)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시작되면서 마스크 없는 세상이 도래하는가 했으나 델타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기에 이르렀다. 잠시나마 여행 재개의 꿈에 부풀었던 사람들은 실망하는 눈치지만 그래도 접종 이후에 대비해 미리 여행가방을 싸보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스탄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도시를 동경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영화의 배경이 되거나 문학의 배경이 될 때 그 도시는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낭만적인 도시로 증폭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이 살고 있다는 이유로 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이스탄불은 또 기독교 문화의 흔적과 이슬람 문화의 현재가 혼재돼 다양하고 폭넓은 역사의 스펙트럼을 체험할 수 있다.

여호와가 됐든 알라가 됐든 인간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종교이므로 종교의 흔적은 곧 당대를 살았던 인간의 흔적이기도 하다.

▷ 이스탄불 블루모스크

이스탄불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블루모스크가 있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미식 국가로 꼽히는 만큼 지갑만 두둑하다면 온갖 산해진미를 맛볼 수도 있다. 항아리 케밥에서 고등어 케밥, 피데,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을 무색케 하는 투라산 와인까지.

무엇보다 터키는 가장 멀리 떨어져 사는 형제의 나라다. 붙어서 사는 나라끼리는 형제가 되기보다는 원수가 되기 쉽지만, 웬만해서는 한 번 방문하기도 어려운 먼 데 있는 형제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립고 애틋해진다.


룩소르
카이로가 피라미드의 도시라면 룩소르는 신전의 도시다. 인간이란 과거사에 대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자주 얕잡아 보는 발언들을 서슴지 않지만, 인류의 역사는 결코 전진만을 거듭한 것은 아니다. 피라미드야 말할 것도 없고 룩소르에 밀집된 신전들의 규모는 현생 인류의 생각의 사이즈로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규모다.

신을 두려워할 줄 알았던 시대였으며, 신을 섬길 줄 알던 시대였으며, 신과 함께 살아갈 줄 알던 시대였다. 상형문자로 새겨놓은 당시의 말들은 다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새 한 마리, 개 한 마리 또는 나일강처럼 구불구불 기어가는 뱀의 자취는 각각의 여행자에게 다른 이야기를 전해줄지도 모른다.
▷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는 신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도시이면서 나일강을 따라 돛단배를 띄울 줄 아는 낭만으로 가득한 도시이기도 하다. 바람이 자는 날이면 오로지 사공의 팔 힘에 의지해 흘러가야 하지만, 어둠이 내리는 하늘 가득 꼬마전구처럼 불을 밝히는 별들의 고향이라고 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시엠립
지금은 캄보디아라는 나라에 대해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앙코르 문명이 찬연히 빛나던 시절엔 태국과 라오스, 베트남 남부 지역까지 지배하던 대제국이었다. 한반도에서는 삼국을 통일하고 비로소 문명이라는 것을 향유하기 시작한 신라가 꼼지락거리던 시대와 겹친다. 한 번도 대제국의 백성으로 살아본 적 없는 입장에서는 그들이 호령하던 시절과 그들이 남겨놓은 불가사의한 유적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 시엠립 앙코르 톰

앙코르와트 벽면에 새겨진 부조를 어루만지노라면 대제국을 건설했던 왕조의 카리스마와 함께 석공들의 예술혼을 손끝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를 무릅쓰고 궁궐을 짓고 석가모니의 얼굴로 독특한 개성의 신전을 짓던 사람들은 또 얼마나 경건했겠는가.

시엠립 일대에 산재한 유적들을 설계한 사람들의 이름은 정글에 묻혔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인 미켈란젤로 만큼 뛰어났거나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대가들이었다. 작렬하는 태양빛을 받으며 붉은 흙먼지 날리는 길을 걷노라면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모호해진다.   


베이징
만리장성은 인류 발생 이후 축조된 그 어떤 구조물도 범접할 수 없는 규모를 자랑한다. 2만 킬로미터니 3만 킬로미터니 말들이 많지만, 그것을 10분의 1로 줄여놓아도 인류 최대라는 수식어는 바뀌지 않는다.

단군 이후 지금까지 줄곧 중국에 밀리고 눌려온 역사로 인해 만리장성 또한 변방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 사신으로 파견된 관료들이 이 어마어마한 성벽과 마주하고 느꼈을 위압감은 어떤 것이었을까? 한양 도성이 최고라고 여겼을 그들의 눈에 비친 만리장성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을 것이다.
▷ 만리장성

만리장성을 지나면서 콧대가 죽은 사신들이 도착한 자금성은 또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당시나 지금이나 우글우글하는 백성을 본 것도 중국은 넘볼 수 없는 나라라는 열등감을 안겨줬을 것이다. 

베이징은 그저 천안문 광장에 내걸린 마오쩌둥의 초상화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도시는 아니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과 맞서고 싶어 근질근질해 하는 세상의 중심(中國)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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