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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혹한 방판법이 신규업체 씨 말린다 (2021-06-03)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8개의 다단계판매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 152개까지 늘어났던 업체 수는 130개로 줄어들어 5년 전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 금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추정되지만, 정작 업체들은 가혹한 방문판매법과 각종 규제로 인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판매원들이 사용하는 문구 하나에서부터, 당장 시급한 영업 장려책을 신고 후 3개월이 지나야 시행할 수 있게 하는 등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다단계판매업계에서는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반품 기한을 3개월로 못 박은 규정은 현실과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져 있다. 월급으로 고정돼 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의 수당 지급 트렌드는 주급이나 심지어 일급 형태로 변화하고 진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3개월 반품 기한은 기업들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치명적인 독소조항으로 작용한다. 업체 수가 줄어들면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전체 업계 매출에서 상위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짐에 따라 끝까지 버텨내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는 점이다.

다단계판매기업의 폐업은 일반적인 기업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격을 동반한다. 업체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으나 1개 기업당 최소 500~600명에서 최대 수천 명에 이르는 판매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대한민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1년 6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8개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은 재앙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여행업이나 숙박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는 뉴스가 포털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판매원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지경으로 내몰리는 우리 업계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에 대한 영업 및 생계 지원 정책이 수차례 이루어졌지만 똑같은 자영사업자인 다단계판매원은 정부의 지원에서 제외됐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끝난 종합소득세와 관련해서도 다단계판매원이 한 해 동안 2,0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경우 최대 40%까지 부과하는 세율도 판매원들을 곤란하게 하는 부분이다. 세제 혜택이 가장 절실한 계층이 가장 가혹한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과연 현 정부가 주장하는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원론을 이야기하자면 기업의 존폐는 당연히 경영자와 임직원의 역량에 달려 있고 또 그래야 한다. 하지만 관련 법률이 심각하게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면 그 책임을 오롯이 경영자에게만 돌린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코로나19도 경영을 위협하는 요소이지만 유독 후발 소규모 업체에만 가혹하게 적용하는 방문판매법이나 공제조합의 공제규정 등이 실질적으로 경영악화를 초래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약 900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다단계판매원으로 등록돼 있다. 중복등록한 사람을 제외한다고 해도 최소 700만 명 이상이 사업으로 전개하거나 소비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과 고령층을 제외하면 성인 인구의 약 30% 이상이 다단계판매업계와 연결돼 있다는 말이다. 이들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 국가와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지나치게 가혹한 방문판매법은 법이라는 울타리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창궐하고 있는 각종 금융피라미드 업체들이 그 증거다. 방문판매법에 산재한 독소조항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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