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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시장 잡아라” 판 커진 건기식 경쟁 (2021-05-13 17:21)

제약‧식품업체 판매영역 확대에 업계 긴장 고조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4조 9,000억 원으로 호황을 맞았다. 올해는 5조 원을 가뿐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건기식 ODM.OEM 상위 10개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자 그동안 건기식을 부대사업으로 생각하던 제약.식품업체들이 라인업을 확장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제약업체들의 경우 이미 수 년 전부터 건기식 시장에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신풍, 녹십자 등 그동안 의약품에만 주력하던 업체들도 속속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전문의약품에 치중했던 신풍제약은 지난 3월 건강기능식품사업부를 신설하고, 첫 건기식 ‘루테인지아잔틴’과 ‘알티지오메가3’를 이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4월 신풍제약은 자사주 200만 주를 시간외거래로 매각해 1,68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9월 매각한 2,154억 원까지 더해 현금 약 3,834억 원을 확보한 신풍제약은 바이오벤처 M&A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는 신풍제약이 건기식 관련 바이오벤처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C녹십자웰빙도 건기식 판매영역 확장에 나섰다. 지난 5월 10일 GC녹십자웰빙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데이터 기반 커머스 기업 넥스트플레이어와 건기식 신규 사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하반기 본격적인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절치부심, 더 세져서 돌아온 식품 대기업
지난 2015년 ‘검은콩 펩타이드’로 야심차게 건기식 시장에 진출했다 실패의 굴욕을 맛봤던 농심도 6년 만에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지난 3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유력하다”며 “새로운 콜라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건기식 시장 재도전을 공언했다.

신 부회장의 공언대로 지난 4월 21일 농심은 건기식 신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 바이옴’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식약처로부터 국내 기술 최초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콜라겐과 프로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 있어 피부는 물론 장 건강도 한번에 챙길 수 있는 제품이다. 섭취가 용이한 분말 스틱 형태로 만들었으며 하루 1포씩 섭취하면 된다.

농심 관계자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까지 살아서 갈 수 있는 ‘정착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라이필 더마 콜라겐 바이옴은 특허 받은 4중 코팅 유산균으로 만들어 효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건기식 브랜드 헬스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롯데는 지난 3월 혈압과 혈행 개선을 돕는 ‘써큐나제’, 4월에는 100% 식물성 멀티 비타민 ‘비건바이타민’, 5월에는 기억력, 인지력 개선 건강기능식품 ‘황작 두뇌 인지원’을 각각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 헬스원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한의사 이경제 원장과도 지난 3월 상품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농심과 롯데가 건기식 시장에  눈독을 들이자 기존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건기식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 바이오 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신경쓰였지만 농심이나 롯데의 시장 진출은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개인 맞춤형이나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등 식품 대기업들이 관련 생산설비를 이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점과 기존 유통망을 통해 자사 제품 매출을 단시간에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건기식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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