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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 넘은 규제 다단계 위축 부른다

  • (2021-05-06 17:03)

근래에 들어 후원방문판매로 업종을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또 과거였다면 당연히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했어야 할 회사들도 좀 더 유연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후원방문판매를 택하는 추세다.

후원방문판매는 불법다단계판매 혐의를 받던 아모레를 비롯한 대기업 방문판매업체들을 구하기 위해 급조된 영업방식이었다. 실상 영업구조는 다단계판매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70% 이상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했다는 증빙 서류만 제출하면 공제조합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키포인트다. 간단한 서류조작만으로도 이 조건은 충족할 수 있고 굳이 공제조합이 아니더라도 은행이나 보험사를 통해 소비자피해보상 장치만 마련하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에서는 후원방문판매 자체를 허가받은 불법다단계판매업이라고 부른다. 실제로도 후원방문판매업체 중에는 대놓고 다단계방식의 보상 체계를 갖춘 업체들이 즐비하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90% 이상의 업체들이 이름은 후원방문판매이지만 다단계식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최근에 급성장하는 일부 후원방문판매업체의 보상플랜도 조목조목 따지다보면 다단계판매방식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기는 대부분의 보험회사나 자동차 딜러들도 다단계방식으로 실적을 공유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피라미드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다단계방식으로 조직에 대한 물질적 보상을 집행하는 것은 인류가 역사로부터 체득한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조직이나, 누구나 사용하는 이 방식을 좀 더 급진적이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것이 다단계판매일 뿐이다.

다만 다단계판매의 초창기 많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강력하지만 어설픈 관련법이 제정되고, 공제조합이라는 것이 생겨서 다단계판매방식으로 영업하려는 회사는 조합에 가입해야 하는 게 일종의 규칙처럼 여겨져 왔다. 후원방문판매는 이 규칙에 균열을 내고 빠져나간 기업들이 취하는 영업방식이다. 모든 균열이 그렇듯이 한두 업체가 빠져나간다고 해도 처음에는 여전히 견고하고 튼튼하게 업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균열은 붕괴를 부른다. 현재 다단계판매업계에서 감지 되는 균열의 조짐이 바로 그것이다.

전체 다단계판매기업을 압도하는 성과를 낸 일부 업체의 성공 이후 많은 기업들이 과연 다단계판매만이 유일한 길인가라는 질문에 봉착해 있다. 다단계판매와 유사한 영업방식과 보상방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훨씬 더 자유롭게 그리고 유연하게 영업할 수 있는 후원방문판매라는 이름에 매혹되고 있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가 명맥을 유지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덕지덕지 옭아매고 있는 규제들이 완화되거나 철폐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각종 유사수신 행위를 비롯한 불법적인 기업을 방관하면서 스스로 법의 굴레 속으로 들어온 기업들에 대해서만 가혹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제조합의 무능력을 확인해줄 뿐이다. 각종 안티집단과 블랙컨슈머의 난동을 단호하게 제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이 조종하는 대로 춤추는 나약한 업무방식으로는 업계를 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어지럽게 할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단계판매업계에 적용하는 규제들을 완화해야 한다. 법률을 개정하기 전에 공제규정이라도 대폭을 손을 봐서 다단계판매업체들이 후원방문판매로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그것이 기업도 살고 조합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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