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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동업자 정신이 필요한 때

  • (2021-04-15 16:15)

프로야구에는 암묵적인 불문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불문율은 정식으로 문서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지만 서로간의 매너로 이루어지는 룰을 말합니다. 정확한 기준이 없어서 시각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점수차가 많이 났을 때 또는 승부가 거의 결정된 상황에서는 이기고 있는 팀이 도루나 번트를 삼가해야 합니다. 또, 투수가 노히트 노런 같은 대기록을 세우고 있을 때는 기습번트를 대지 않습니다. 만약 이러한 불문율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빈볼이 오갈 수 있으며, 더 심한 경우에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선수들은 불문율을 지키며 경기에 임하는데 이들이 불문율을 지키는 이유는 바로 모든 선수가 동업자 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전에는 서로 웃으며 안부를 묻는 등 인사를 나누고, 경기를 하던 중 상대방 선수일지라도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같이 걱정해주고 쾌유를 바랍니다. 페어플레이를 하면서도 동업자 정신을 잊지 않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 업계는 어떤가요? 최근 몇 개월 사이 온라인에서 판매원들의 사업 활동을 취재하면서 개인적으로 일부 판매원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큰 실망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온라인 재판매 행위에 대해 취재할 때에는 자칫 업계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기까지 했습니다. 전문적인 재판매업자들의 유혹도 잘못된 것이지만 그들의 유혹에 넘어간 판매원들도 잘못된 점이 많습니다. 기사에서 다뤘듯이 당장 개인적인 이득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온라인 재판매가 지속해서 이뤄진다면 다단계판매업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일부는 어차피 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손해를 입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 재판매 업자들은 회사가 판매원에게 공급하는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시장 가격이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동일한 제품을 오픈마켓에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원에게서 제품을 구입을 하지 않게 되겠죠. 이는 다른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하는 판매원들의 밥줄을 끊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는 다른 판매원들에게 피해가 전달된다면 이는 동업자 정신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사업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초 정보를 입수했던 곳은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다 아는 안티카페 였습니다. 처음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인 만큼 사용했던 제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줄 알았습니다. 사용해보지도 않았던 중고거래 플랫폼 몇 군데에 가입하고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형식으로 ‘내 주변’부터 검색이 됐는데 안티카페에 게재됐던 것과 유사한 내용의 게시글이 많았습니다. 중고물품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보다 ‘무료 피부관리’, ‘무료 체형관리 상담’, ‘요리교실’ 등 게시자 주변 지역 주민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을 목적(?)으로 보이는 게시글이 많았습니다. 많은 수가 ‘무료’를 강조하고 있었고 게시글에서는 업계를 뜻하거나 업계에서 유통되는 제품 등을 암시하는 글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판매원의 게시글을 보고 연락을 취했던 소비자들은 하나같이 제품 구매 요구와 판매원 가입 요구가 이어졌다며, 비난했습니다. 소비자들의 비난은 해당 게시물을 올린 판매원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정확한 목적을 밝히지 않고 ‘무료 체험’만 앞세운 일부 판매원들의 판매원 모집 행위는 방문판매법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법도 법이지만, 이들 판매원의 행위는 제 살을 깎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덩어리가 되고 이는 곧 다른 판매원들에게 피해로 고스란히 전해질 것입니다. 이 역시 동업자 정신을 잊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온라인에서 행해지는 일부 판매원들의 그릇된 판단과 사업 활동이 증가되고 있는 시점에서 반가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지난 4월 1일 지쿱에서 리더 판매원이 중심이 된 9명의 판매원이 올바른 사업문화 정착을 위해 불법 업체 및 판매원들의 불법적인 사업 활동을 감시하는 감시단을 발족한 것입니다.

일부는 같은 판매원을 감시하는 것이 동업자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다수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는 판매원을 보호하고, 건전한 유통문화와 사업문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히려 이들 감시단이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알려주고 불법적인 요소들을 배척한다면 업계 이미지 제고는 물론 건전하고 바람직한 유통문화가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동업자인 다른 판매원들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더욱 많은 판매원들이 동업자를 위한 이러한 행동에 동참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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