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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다단계 비호세력 있다 (2011-04-08 00:00)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대학생다단계 조직이 창궐하고는 한다. 이들이 무서운 것은 끈질긴 전염병처럼 학기 중에는 잠복해 있다가 학기 초와 방학이 되면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대학생 아이들을 데려다가 학자금 대출을 알선하고, 합숙하면서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키워낸다. 거기에다 살만한 집의 아이들보다는 한 푼이 아쉬운 집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에서 훨씬 더 치명적이다.

기나긴 불경기와 상시화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부모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부모의 짐을 나눠지려 하는데, 그 갸륵한 마음을 대학생다단계 조직은 악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길로 빠져든 아이들은 미처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상의 결함을 안게 되고, 이 신용상의 결함은 일생을 두고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물귀신이 된다.

옛날의 깡패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최근에는 회사 앞에다 양아치들을 세워두고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기까지 한다. 국내의 어떤 다단계판매회사를 방문해도 회사 앞에 기도를 세워두는 우스꽝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이 파렴치한 회사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배울 만큼 배우고 그래도 대한민국에서는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모인 이 조직은 어쩐 일인지 대학생다단계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는다.

자신들의 호구가 당장에 문제가 되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왜 하필이면 꽃 같은 대학생, 20대 초·중반의 아이들이란 말인가. 무슨 이유로, 못해도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아이들이 희생돼야 하는지에 대해 답할 수 없다면 그들은 위의 범죄 조직과 한 통속이다.

불법을 감시하고 소비자들을 보호하라고 만들어 놓은 집단이 오히려 부패한 기업의 편에 서서 호의호식하겠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다를 게 없다. 간간이 흘러나오는 이 집단의 무용론이 억지 주장만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일정한 직업을 가진 성인도 1000만원 이상의 대출금은 갚기가 벅차다. 더구나 대출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이율이 얼마인지 알려주지 않는 고리의 대출이라면 대학생다단계 조직에서는 결코 갚을 수 없는 돈이다. 어른이 어른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감시의 임무를 띠고서도 불·탈법을 외면한 얼굴로 자신의 아이들을 똑바로 볼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다면 그는 타고난 범죄자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대학생다단계 조직은 더 센 조직을 위해 봉사하는 앵벌이가 아닐까?

대학생다단계 조직과 그들의 비호세력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알에서 막 깨어나 부지런히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새끼 거북을 노리는 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바다에 이를 터인데 그래도 이 나라의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꼭 그들의 앞길을 막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반드시 검어지고, 붉은 색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반드시 더욱 붉어진다고 했다. 꼭 선하게 살지는 않더라도 죄 짓지 않고 살기를 원한다면 누구를 가까이 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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