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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여러분의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요? (2021-02-05)

최근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은 입사할 기업을 고를 때 연봉보다는 워라밸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1,828명을 대상으로 ‘워라밸과 연봉 중 선호 조건’을 조사한 결과인데요. 이 중 71.8%가 ‘연봉이 적어도 워라밸이 좋은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이 워라밸이 좋은 기업으로 입사하고 싶은 이유는 ‘취미활동 등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해서’가 1위였습니다. 다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업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아서’, ‘사생활을 존중하고 유연한 조직문화일 것 같아서’, ‘야근, 회식 등으로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 ‘육아 등 가족과의 시간이 중요해서’ 등의 순으로 답했습니다.

이처럼 현대 직장인들이 직업이나 직장을 구하는 기준 중 중요시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워라밸입니다. 그렇다면 워라밸 뜻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워라밸은 ‘work-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죠.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개인의 업무와 개인의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기 위해 탄생한 말인데요.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을 전후해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워크 라이브 밸런스라고 쓰이던 말이 줄임말이 유행이 되면서부터 앞글자만 따서 ‘워라밸’이라고 불리게 된거죠.

발전의 속도가 중요했던 20세기에는 직장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개인들의 희생은 조금 당연시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산성이나 발전의 속도보다 능률, 창의력, 가성비 같은 것들에 대한 가치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직장과 직업을 선택할 때 점점 일과 사생활의 균형에 대해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취업 선호도를 보더라도, 과거에는 연봉, 회사 네임밸류, 회사 비전 같은 것이 더 중시되었지만, 최근에는 앞서 언급했던 조사 내용과 같이 워라밸, 고용안정성, 연봉 순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일과 삶을 정말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일과 삶은 필연적으로 동반되지만, 무게를 재듯 정확한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해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일과 삶을 지나치게 구분한 나머지 일하는 시간은 삶의 낭비처럼 느껴진다거나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근래 새롭게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워라블’입니다. 일과 삶의 구분이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해 탄생한 워라블은 ‘work-life blending’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과 삶을 적절히 혼합한 것을 뜻합니다.

워라블은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이를 통한 가치 실현을 꿈꾸는 Z세대를 중심으로 생겨난 신조어입니다. 이는 세대교체와 함께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해주는데요. 그렇다면 Z세대가 업무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2020 취준생이 기대하고 사회초년생이 원하는 직장생활’ 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업무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는 자아실현이 27.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Z세대의 선배인 밀레니얼 세대가 업무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로 경제활동수단을 1위로 꼽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죠. 즉, Z세대는 일을 단순한 경제활동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고 지적성장의 계기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워라블이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했지만, 사실은 모든 현대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하기도 합니다. Z세대뿐만 아니라 많은 현대인이 자신의 삶과 일을 구분 짓기보다는 자신의 커리어를 더 잘 발휘하기 위해 영어, 직무 자격증 취득, 직무 전공지식 등 자기개발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워라밸은 회사가 노동자를 위해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예를들어 퇴근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노동자는 야박한 칼퇴근자가 아니라 퇴근 시간을 지키는 정시 퇴근자라고 인식하는 거죠. 하지만 워라블은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의 애정과 관심이 가는 곳이 맞는지,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일과 삶을 선택하는 문제로 접근한다면 모두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항상 둘 중 하나에 대해서는 불만족하거나 희생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문제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두 가지 모두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일과 삶의 굴레에서 벗어남을 넘어서서, 이 둘을 통합하고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워라블입니다.

워라블은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익숙한 워라블. 여러분의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요?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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