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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인 법안 발의 제대로 알고 해야 (2021-01-08)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인천 서구 갑)이 후원방문판매업체에 대해 온라인 영업을 허용하자는 취지의 방문판매법 부분 개정안을 발의했다. 온라인 시대에 온라인 영업을 못 한다는 사실도 우습지만, 김 의원이 설명한 발의 배경은 코미디 같기도 하고 신파극 같기도 해서 오히려 기분이 씁쓸해진다. 일개 판매원의 온라인 사용까지 국가가 하라 마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측은한 장면이 아닌가.

김 의원은 “(후원방문판매 업계에는) 38만여 명이 종사하며 서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의 하나로 자리 잡아 왔다”며 “그러나 최근 예기치 않은 코로나19의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방문 등의 대면 영업이 매우 어려워져 후원방문판매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고, 대부분 자기자본이 없는 서민들인 후원방문판매 종사자들은 심각한 생계의 위협에 직면한 것”을 발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궁금한 것은 과연 김 의원이 후원방문판매가 탄생한 배경까지 인지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후원방문판매 자체가 재벌을 위한 특혜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고작 38만 명을 위해 800만 명의 다단계판매원을 기만한 것이 후원방문판매의 탄생이었다.

이 시기에 어려운 사람들이 후원방문판매원밖에 없다면 김 의원의 발의는 가상한 일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고작(?) 38만 명이 활동하는 업계는 보면서, 800만 명 이상이 활동하는 다단계판매업계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실망의 수준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관련 법률이 어떤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실제로 온라인 활용을 할 수 없는지 살피지 않고 낸 발의라는 점에서는 실제로 법을 바꾸려는 의도보다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기왕에 말이 나온 김에 김 의원의 말에 다단계판매를 대입해보면 800만 명이 훨씬 넘는 인구가 종사하면서 이미 30여 년 전부터 자기자본이 없는 서민들이 종사해왔으며, 바로 지금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곳이 다단계판매다. 다단계판매라는 것이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도 못한 채 수많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생각해 낸 것이 공제조합이었고, 공제조합 설립 이후에야 합법과 불법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법을 준수하겠다는 취지로 공제조합에 가입하는 순간부터 경제활동의 자유가 현저하게 제한받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회사가 성장하더라도 회원들에게는 법률이 정한 수준 이상의 혜택을 돌려줄 수도 없고, 회사 정책마저도 공제조합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치를 봐야한다고 기업들은 호소한다. 또 민원과 음해를 구분하지 못해 불법업체들이 공제조합의 회원사에 대해 무고를 하더라도 기업도 판매원도 어느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다. 이토록 참담한 현실은 도외시한 채 38만여 명의 후원방문판매원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으니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자는 식의 개입은 업계에도 그다지 우호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할뿐더러, 김 의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의정보고서에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다고 자랑할 수는 있겠지만 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큰일을 해낼 줄 알아야 한다. 기왕에 말이 나온 김에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다단계판매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인 규제 철폐를 도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무조건 금지할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기업을 경영하도록 하고 피해 발생에 대한 책임을 가혹하게 묻는 것이 진정으로 기업과 판매원 모두를 위한 법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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