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귀찮았던 공인인증서 21년 만에 새단장 (2020-11-26 18:19)

빙글빙글 세상이야기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으로 은행 앱(APP), 공공기관의 각종 민원에 필요한 공인인증서가 2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깔아도 깔아도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설치 프로그램으로 한국인의 인내심 테스트를 자처했던 공인인증서. 복잡하게 설정해야 하는 비밀번호로 인해 여러 번 비밀번호가 틀려 직접 은행까지 방문하는 소동까지 벌어지게 했다. 이랬던 공인인증서가 앞으로 어떻게 대체될까?


액티브 X , ‘천송이 코트’ 사건…공인인증서 폐지로
인증서란, 서명이나 인감도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전자서명이 특정인에게 유일하게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증명하는 전자적 정보를 말하며, 공인인증기관이 발급하는 인증서를 공인인증서라고 한다. 공인인증서 내에는 가입자의 전자서명 검증키, 일련번호, 소유자이름, 유효기간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거래 당사자의 신원 확인은 물론 문서의 위.변조 방지, 거래사실의 부인 방지 등의 기능을 가지며,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통신망 확산으로 전자문서를 이용한 거래의 증가함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인터넷 뱅킹, 증권, 보험 가입, 인터넷 쇼핑, 행정 민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9년 전자서명법을 제정하고 공인인증서의 발급 및 관리의 체계를 마련해 21년간 쓰였다. 이후 2018년 9월 정부가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고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을 활성화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국회가 2020년 5월 본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오는 12월 10일부터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다.

공인인증서는 별도의 저장장치에 저장해야 하고, 액티브 X 등의 추가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다는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결국 ‘공인인증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다고 해서 현재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를 12월 10일 이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공인인증서라는 이름 대신 ‘공동인증서’로 이름만 변경되고 기존처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새로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와 관련된 재미난 사건도 있다. 이른바 ‘천송이 코트’ 사건. 천송이 코트란 지난 2014년 SBS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자 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배우)가 입고 나온 코트다. 해당 드라마가 중국에서도 방영되면서 이 패션 아이템이 중국 내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드라마를 본 중국인들은 한국 쇼핑몰 사이트에서 천송이 코트를 직구(직접 구매)하려고 했으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구매 절차로 인해 구매할 수 없었다.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이 입고 나온 코트가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한국 쇼핑몰 사이트에서 코트를 직구했으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바람에 살 수 없었다(사진: 드라마 캡쳐)

이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3월 20일 열린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중국에서 천송이 코트를 구입하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금융 당국은 우선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을 폐지했다.


금융결제원 ‘금융인증서비스’ 은행에 적용
공인인증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사라지면서 금융결제원(원장 김학수)은 공인인증서비스의 이용 편의성을 개선하고 보안성을 더욱 강화한 ‘금융인증서비스’를 우리은행에 11월 17일 최초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금융인증서비스는 금융결제원과 KB국민, NH농협, 신한, 카카오뱅크 등 22개 은행이 공동으로 준비해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스마트폰뱅킹)을 시작으로 12월 10일부터 대부분의 은행에서 금융인증서 발급이 가능할 예정이다.
▷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스마트폰뱅킹)을 시작으로 12월 10일부터 대부분의 은행에서 금융인증서 발급이 가능할 예정이다

금융인증서비스는 고객이 불필요한 프로그램 설치 없이 금융인증서를 금융결제원의 안전한 클라우드에 보관하여 고객 기기(PC, 모바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특수문자를 포함해 10자리 이상의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에 6자리 숫자로 간편하게 비밀번호를 설정하거나 패턴, 지문 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인증서의 유효기간은 3년이며 자동연장도 가능하다.

금융인증서서비스는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은행 고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특히, 한 번의 발급으로 모든 은행뿐 아니라 신원확인이 필요한 정부 민원 등 다양한 곳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금융권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통합 인증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인식, 블록체인 등 특허 활발
공인인증서 폐지를 담은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의 시행을 앞두고 있고,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면서, 본인확인 수단인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차세대 인증 기술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미래형 인증기술 특허출원도 증가하고 있는데, 지문이나 홍채, 얼굴, 정맥 등을 이용하는 생체인식기술, 블록체인을 이용해 고객 식별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분산 ID 기술(DID)이 포스트 공인인증서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생체인식기술과 관련된 특허출원은 지난 2015년 123건에서 연평균 16% 증가해 2019년 222건으로 집계됐고, 분산 ID 기술은 2019년 14건에서 2020년 9월까지 36건으로 특허출원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분산 ID 기술은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활용해 암호화한 개인 식별정보를 블록체인기술을 통해 위변조되지 않았음을 검증하는 기술이다. 유망한 기술인만큼 분산 ID 기술의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같은 빅테크기업도 발빠르게 분산 ID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허청 엄찬왕 전기통신기술심사국장은 “인증기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서비스의 필수 요소”라며 “향후 인증기술은 기존의 공개키(PKI), 생체인식 및 분산 ID 기술 등이 서로 연계되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