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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별적 방판법 언제까지? (2020-10-30)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다단계판매원은 834만여 명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약 20% 가까운 사람들이 다단계판매원으로 활동하거나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회원으로 가입한 것이다.

그렇지만 다단계판매를 관장하는 법률은 여전히 산업 자체를 사행적으로 보던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동일한 사안을 두고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다단계판매에 적용되는 형량은 각기 다르다.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는 비교적 가벼운 반면 다단계판매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방문판매법 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다단계판매는 공제조합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으면서 기업 운영사항을 수시로 보고하는가 하면 조사와 실사를 받아야 한다. 불법을 저지르는 즉시 시정요구 등의 처분이 가해지므로 그것을 지속할 수도 없다.

그러나 방문판매나 후원방문판매는 기업 운영을 들여다볼 방법이 없다. 업계에서는 후원방문판매란 곧 불법 다단계판매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최근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후원방문판매업체 중에는 다단계방식으로 후원수당을 산정 지급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업계의 관계자들이 이들 업체와 관련된 법 규정을 ‘아모레 법’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 국민의 20%가 종사하는 산업에 대해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터무니없이 가혹하면서 엉성하기까지 한 방문판매법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지금 검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종 의혹들이나, 피해자가 분명하고 누구나 범죄로 인식하는 사건에 대해 내려진 무죄 판결을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정의가 실현되기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인 셈이다.

사법 정의는 균형에서 비롯된다. 대법원에는 정의의 여신 디케가 법전과 천칭 저울을 들고 있는 조각상이 있다. 행위와 처벌의 균형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법전에 수록된 사항들이 기울어지거나 휘어져 있다면 아무리 천칭을 흔들어댄다고 하더라도 균형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선진국민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표어는 이미 당사자들이 선진국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법전과 천칭 역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가리려는 수단의 하나로써 기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진정으로 안타까운 것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나서서 법률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낙인 효과라는 것이 있다. 한 번 낙인을 찍고 나면 웬만해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긍정적으로 보아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낙인 찍힌 사람 역시 자신이 지닌 막강한 힘마저 사라진 것으로 알고 스스로 위축되고 약해지는 것을 말한다.

연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두 곳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국회를 향해 목소리 한 번  못 내는 것만 봐도 낙인 효과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무거운 것인지 알 수 있다. 큰 기업일수록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지만 적어도 방문판매법에 대해서 만이라도 공공의 이익에 공헌한다는 마음으로 적극 개입해 주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다단계판매업계 관련자가 아니라면 누가 우호적인 법 개정을 제안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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