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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변화의 물결 찾아올까?

  • (2020-09-04 09:14)

미국의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저서를 통해 ‘물결 이론’으로 현대 정보사회를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물결은 수렵 채집 사회에서 본격적인 문명의 시대로 도래하는 농경사회, 두 번째 물결은 산업혁명, 세 번째 물결은 후기 산업화 사회이며, 정보화 사회라고 비유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앨빈 토플러의 이론을 잠시 빌려 이것을 다단계판매업계에 대입해보겠습니다. 업계는 방문판매법의 제정과 법의 전면개정을 통해 다단계판매가 제도권에 들어선 1992년과 1995년 사이 첫 번째 물결을 맞습니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법적 허용에 관한 문제가 크게 공론화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의 구분을 명확히 한다는 데에서 그 의의가 컸습니다.

1995년은 다단계판매업계의 역사를 다시 쓴 해이기도 합니다. 시‧도 다단계판매업 등록업무가 시작된 후 연말까지 65개의 다단계판매업체가 등록했죠. 활발해진 다단계판매 시장에는 등록번호 1번인 암웨이를 비롯해 썬라이더, 포에버리빙프로덕트 그리고 이엑셀인터내셔날, 렉솔, 뉴스킨 등 유수의 외국계 업체가 한국 시장을 두드렸습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2조 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했을 만큼 시장 분위기가 활성화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수의 실업자들이 업계로 유입되면서 다단계판매에 대해 배타적 성향을 보였던 대중들의 오해와 억측이 불식된 것입니다.

‘다단계판매는 위기 속의 기회’라는 인식이 더욱 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했을 때입니다. 전 세계가 불경기를 맞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제2의 IMF가 왔다’는 암울한 목소리가 나올 만큼 경제위기론이 확산하는 분위기였지만 다단계업계는 그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판매원의 유입이 늘어나는 등 오히려 호재를 맞았습니다.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며 다단계판매는 제2의 물결을 맞습니다. 국내 경제가 된서리를 맞는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의 수호천사가 되어주었던 유의미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물결은 전염병에 의해 찾아오는 듯 보입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가 창궐했을 당시 업계는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교육,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는 등 지금과 비슷하게 조치했습니다. 다만 온 국민이 공포에 떨 만큼의 확산세는 나타나지 않았고, 뚜렷한 매출 하락 현상 역시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업체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고, ‘겨우 숨만 쉬고 있다’며 명맥만 유지하는 기업도 대다수입니다. 사스와 메르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온 업체들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나 신규업체들은 이렇다 할 자구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무등록 무신고 업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이 직접판매업계로 불이 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부터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 깊은 데로 깊어 있었던 데다, 최근 용어 오남용에 대한 문제가 커지면서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단계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섰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에 따라 지금의 상황이 업계의 최후가 될 수도 있고, 번화기를 맞는 훗날, 이 순간이 격동기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접판매업계는 함께 모여 교육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제품을 소개하고,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핵심인 사업입니다. 하지만 마스크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고, 특히나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것이 집단감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업을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사람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제품을 멋지게 자랑할 수 있는 스킬을 길러야 합니다.

여기에 유한 킴벌리가 환경을 훼손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듯이, 한국마사회가 ‘경마는 도박’이라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말로 풀자’라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사행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친근하며 공익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했듯이 우리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에도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2%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다단계판매업계는 두 차례의 큰 경제위기 속에서도 크게 성장했고, 여러 번의 전염병을 극복한 전력이 있는 산업입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일기예보에 없던 장대비를 맞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우리는 예전부터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수도 없이 맞아오면서 결국엔 쨍쨍한 햇빛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견디고 극복하여 제3의 그리고 변화의 물결을 맞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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