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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다단계업계 넋 나가게 만든 서울시 (2020-08-28)

여러분들은 서울시에서 제작 배포한 <넋나간 가족>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셨나요? 서울시는 지난 8월 15일부터 해당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그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높이 삼으나 업계 전문지 기자 입장에서는 격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영상 서두에 딸이 한 대사 때문입니다. 딸은 “그거. 다단계. 불법인거 몰랐어?”라는 말을 합니다. 여러분은 이 대사에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다단계=불법’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일반인들보다 업계를 잘 알고 있는 본 기자도 이렇게 느끼는데 과연 다단계를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면 당연히 저처럼 느끼지 않을까요?

그리고 처음 공개됐을 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 영상은 이틀 전부터 대다수의 언론이 기사로 다루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16일 코로나19 상황점검회의에서 “다단계·방문판매에 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가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지시인 만큼 각 지자체장 및 기관장은 이에 따라야겠죠. 직판업계의 80%에 해당하는 업체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그만큼 서울시에서는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미 지난 6월 8일 업계를 대상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해 무기한으로 집행 중입니다. 국내 전체 산업군을 살펴봐도 이렇게 장기간 집합금지 명령이 지속된 산업은 직판산업뿐입니다.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은 업계를 삽시간에 얼어붙게 했습니다. 매출이 급감하는 업체들이 속출했고 많은 사업자들은 수익이 줄어들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집합금지를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습니다. 즉, 서울시는 이미 최고 수위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특단의 조치가 있었으니 서울시가 <넋나간 가족>을 언론플레이를 통해 홍보했다는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다시 <넋나간 가족> 내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영상은 서울시가 실제상황을 각색해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송파구 60번 확진자의 사례였죠. 동선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이 뒤늦게 밝혀져 광주시에서 약 2억 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던 것을 각색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사례자는 여성인데 영상에서는 남성으로 한 것에 대해 ‘성차별 아니냐’며 왈가와부하고 있지만 제게는 성차별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송파구 60번 확진자가 접촉 및 방문했던 곳은 리치웨이 관련자와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의 행사장이었습니다. 즉, 다단계판매업과는 다른 곳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에서는 서두에 ‘다단계=불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서울시의 엄연한 잘못입니다. 다단계판매업계는 국내에서 35년 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지만, 업계는 올바른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자정노력과 함께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법제도,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조합설립과 공제계약 체결 등 국가가 정해 놓고 인정해주는 방도 안에서 합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업계는 동네북이었습니다. 불법 업체들을 모두 다단계로 표현해 용어 오남용이 만발했죠.

이에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직접판매공제조합은 수많은 언론사는 물론이고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에 공문을 발송하며 용어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간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이미지 개선에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영상은 그간 업계의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꼴이 됐습니다.

직판협회는 해당 영상이 주목받자 즉각 서울시에 정식 공문을 발송해 딸의 대사 부분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에서 정정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또, 정정한다고 해도 이미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해당 영상을 봤고 공유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저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 부분이 있다면, 영상 후반부에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정식 등록 140곳 외에 모두 불법”이라는 멘트입니다. 정식으로 양 조합에 등록된 업체 외에는 모두 불법이라고 알리고 있지만 서두의 ‘다단계=불법’이 더 크게 와닿습니다. 서울시가 영상으로 업계에 병주고 약을 줬다는 생각만 들어 씁쓸하기만 합니다.

서울시의 <넋나간 가족>은 다단계판매업계에 넋을 나가게 만든 것 같습니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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