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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스로 투명성 훼손하는 식약처 (2020-07-31)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의 문제와 답안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응시자는 물론 소비자로부터도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식약처의 문제와 답안 공개가 중요한 것은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잘못된 문제와 오답으로 인한 불합격자의 구제를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식약처의 결정은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 이의신청 제도와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는 필수적인 공신력을 저해하는 것이다. 문제가 문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출제자가 내놓은 답이 맞는지 아닌지를 살피겠다는 것이 해당 시험의 이의신청 제도를 도입한 배경일 것이다. 그런데 이의신청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문제와 답안 공개를 거절하는 것은 출제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까지 종사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능력 시험에서도 자주 문제와 답안의 오류가 발견되고, 지난 2019년에는 사관학교 채점오류로 43명의 수험생이 불합격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 해 서울시는 2018년 공무원 시험 오류로 불합격됐던 15명을 추가 합격 시키는 등 시험문제와 해답 오류로 인한 응시자들의 불이익이 다발성 사회문제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약처가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에 대한 이의 신청을 원천봉쇄하는 조치를 고집하는 것은 국민 누구로부터도 호응을 얻기 어렵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이라면 관청 일방주의에 대해 이의를 달 수 없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국적자라면 누구나 정책에 대해 질의할 수 있는 통로가 개설돼 있고, 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시대이다.

식약처는 국가자격시험의 경우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을 따르기 문제와 때문에 시험 문제와 답안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2011년 제9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문제와 답안에 대한 정보공개 거부에 대해 응시자가 이의를 신청하자, 비공개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결한 사례는 외면하고 있다.

일부 성급한 수험생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토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일손 부족이 그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와 해답을 공개하고 이의신청을 받는 일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무원 저마다 자신이 맡아오던 일상적인 업무가 있을 테고, 새로운 일이 생긴다는 것은 평소 업무를 해가면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법령이 규정한 한도 내에서 가장 적절한 융통성을 발휘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은 응시자들의 생계와 연결된 경우가 많다. 과도한 경쟁과 불경기에다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응시자들이 적지 않다. 비록 법률이 보장하는 일이라고는 해도 법원의 판례를 따라 응시자들이 이의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공무원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던 때는 벌써 지났다. 이제는 공무원도 서비스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할 때다. 전향적인 결정으로 억울한 불합격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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